고기집에서 일하며 느낀것들
안녕하세요. 자이온입니다.
며칠전에 저한테 대들던 알바생 글을 올렸었는데, 여러분들 조언과 응원으로 잘 해결했습니다. 결국, 가장 깔끔한 방향으로 갔네요.
그 알바생은 일 그만두었고, 다행히 성실하고 예의바른 새 알바생이 왔습니다.
가게는 코로나고 뭐고 없이 늘 문전성시에요.
2호점 오픈도 6월에 예정이고요. 친구가 대표지만 이 녀석 참 멋지고 대단하단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태원 클럽에서 파생된 코로나로 인해 저는 늘 불안함에 떨며 일을 합니다. 아무래도 수백명이 한공간에 있다보니 더 그렇겠죠?
한달조금 넘었지만 고기집 일하면서 느낀 몇가지 적어보겠습니다.
1.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걸 경험하다
숯으로 고기를 굽는 가게이다보니 숯통과 친해져야 합니다.
그런데 식은 숯통을 정리하다가 신입직원이 식지않은 숯통을 실수로 가져다 놓아서 그걸 그냥 손으로 잡았다가 손가락 두개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끼고 있던 목 장갑이 바로 타들어가 구멍이 나더군요. 그때 알았습니다. 숯, 겁나 뜨겁구나. 2도화상이라 물집 잡히고 낫고 있어요 다행히.
2. 예약 문의 전화의 패턴은 동일하다
예약 돼나요? 주차 돼나요? 주차 안되면 어디다 하나요? 예약 안하면 많이 기다려야하나요? 테이블 혹시 붙여주실 수 있나요?
근데 이게 한가할 땐 괜찮은데, 바쁠 땐 내심 "조금만 검색해주시면 나오는 정보들인데" 생각이들어요.
저도 그래서 최대한 어디 식당을 갈 때 최소한의 질문만 하려고 노력한답니다. 인터넷 검색이 힘드신 어르신들이야 이해하지만.
3. 요즘은 테슬라가 대세
참이슬 테라 드시는 분들이 가장 많긴합니다. 다만, 진로이즈백이 소주 원탑이네요. 달아서 진로 싫어하시는분들도 종종 있고요. 처음처럼은 이제 예전 명성 같지 않네요. 맥주도 카스와 클라우드가 테라에게 판매율 완전 밀려요.
4. 고기를 구워주며 어쩔 수 없이 듣는 사생활
손님이 정말 많지 않을 땐, 고기를 구워드리는데 그러다보면 손님들과의 대화를 원하지 않아도 듣게됩니다. 제가 투명인간인가봐요, 정말 적나라한 이아기를 하시는분들도 많았습니다. 연인들 애정표현은 진짜 와...(생략) 남자분들은 대부분 주식, 부동산, 스포츠 얘기를 하고 여자분들은 연애 얘기, 특히 썸남 얘기 많이 하네요.
제일 민망할 땐 손님들이 아무런 대화도 안하고 고기 제가 잘 굽고 자르는지 끝까지 유심히지켜보는 손님들도 있어요. 그럼 괜히 더 떨리고 부담 백배됩니다.
제일 고마운분은 수고했다고 고맙다고 팁을 주시는 분들이고요. 제일 미운분들은 땀흘리고 열심히 구워드렸는데 팁은 안주더라도 고맙단 말한마디 표현 없는 경우나, 고기 모양 안이쁘다, 여기 탄거 아니냐 오히려 투덜투덜 대시는분들이네요.
오늘은 요정도로만 에피소드 남겨봅니다!
글쓰기 |
그래서 전 고기 구워주면 말을 안하거나
저희가 굽는다고 합니다
제가 수줍음이 많거 든요
화이팅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