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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을 좋아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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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11:16:40

딱히 모범생은 아니었지만 고등학교 때 술을 마시진 않았습니다.

가끔 명절이나 특별한 날 어른들한테 한모금씩 얻어마시기도 했지만..

정식으로 술을 마신 것은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였습니다.

 

체격이 워낙 커서 선배들이 당연히 술을 잘 마신다는 전제로 술을 사줬고,

주량을 모르는 상태에서 마셨지만.. 우연히(?)도 술에대한 내성이 강하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20대 초반에는 특유의 객기 때문에 정말 무모하게도 술을 마시고 다녔던 것 같네요.

물론 소주가 맛있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술자리를 그렇게 좋아한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는데 술마시자는 제안은 거절한 적이 없었네요.

30대 중/후반에 이르기까지 정말 술을 많이 퍼마신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인간관계가 좁아지고 피상적이 되면서

술자리가 많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쩌다 술자리에 가더라도 즐겁지가 않더라고요.

전혀 새롭지 않은 반복되는 이야기에.. 깊이 없는 대화.

게다가 주종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술자리가 대부분이니까요.

 

그래서 요즘에는 거의 집에서 제가 먹고 싶은 술을 먹습니다.

어차피 건강에 좋지도 않은 술인데 맛이라도 좋고 마시면서 만족감이라도 느껴야하지 싶어서요.

(물론 가끔 대작이 가능한 술친구와 마시는 소주도 좋아합니다)

 

집에서 마시다보니 맥주 한잔에도 취기가 도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도 저는 취한 기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커피 좋아하는 것과 비슷하게 그냥 술 맛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아직 오전인데 술 얘기를 끄적이다보니 왠지 알딸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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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5-28 12:47:03

술은 못마시지만 내용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이 있네요.

그래도 혼자서 먹고 싶은 녀석 골라먹으면서 기분좋은 약간의 취기...

그런게 소확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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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13:58:09

글쵸. 이왕이면 선택지를 다양하게 가져가고 싶어요.

가끔은 과음하는 것도 좋을때가 있지만 술은 적당히 해야 좋더라구요.

 

2020-05-28 13:26:04

작성자분 저랑 소돋똑...

WR
2020-05-28 13:58:41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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