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신진서 vs 박정환 첫 5번기 성사
국내 랭킹 1위 신진서 9단, 2위 박정환 9단이 5번기 결승전 매치를 벌이게 되었습니다.
두 선수의 5번기는 처음인데요, 두 선수의 정보와 맞대결 정보, 그리고 쏘파 코사놀 기전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해요. 내용이 조금 길기에 바둑을 좋아하시지 않는다면 읽기 힘드실 수도 있겠네요.ㅠㅠㅠ
#1. 두 선수가 누구냐?
신진서 9단은 599전 444승 154패 승률 74.25% (역대 1위)
박정환 9단은 1129전 838승 291패 승률 74.22% (역대 2위)
(3위 이창호 - 71.9%, 4위 조훈현 70.1% 5위 이세돌 69.7%)
현재 진행형 선수들이기에 승률이 뻥튀기 된 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국내 바둑 역사에서 손꼽는 기재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상향 평준화 되었음을 감안하면 순수 실력(?)으로는 정말 대단하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특히, 신진서 9단의 올해 성적은 무려 27승 3패로, 그야 말로 최강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2. 두 선수의 상대전적은?
1. 크라운해태배 결승 박정환 2 : 1 신진서
2. 바둑TV배 마스터스 결승 박정환 2 : 0 신진서
3. 용성전 결승 박정환 2 : 0 신진서
4. LG배 결승 박정환 0 : 2 신진서
두 선수의 다전제 맞대결 성적입니다.
무려 결승에서 네 번의 3번기를 펼쳐, 박정환 9단이 세 번 우승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최근이자 중요한 LG배 결승에선 신진서 9단이 완승을 거두었네요.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무려 6:16입니다. 랭킹 1위인 신진서 9단이 아닌, 박정환 9단이 앞서 있습니다
수 년간 랭킹 1위를 독식하던 박정환 9단이 신진서 9단에게 1위를 빼았기던 때, 박정환 9단이 상대 전적에서는 9연승을 달리고 있었기에 신진서 9단의 명성에 흠이 가기도 했었습니다. 그나마 가장 중요했던 세계대회 대국인 LG배 결승전에서 2:0으로 박정환 9단을 꺾음으로써 명예를 회복했죠.
이번엔 처음으로 5전제를 펼치게 되었는데,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3. 쏘파코사놀배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두 선수의 결승전이 성사되는 과정이 재밌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기전 설명을 안 드릴 수 없겠네요. 쏘파 코사놀배 최고 기사 결정전은 이름에 걸맞게
현재 한국 바둑 랭킹 1~8위 선수들이 대결하는 대회입니다.
1위 신진서 2위 박정환 3위 신민준 4위 변상일 5위 김지석 6위 이동훈 7위 강동윤 10위 박영훈
현재 한국 랭킹 순위인데, 박영훈 9단은 이번 달에 2단계 떨어졌지만, 원래 8위였습니다.
경기 방식이 재밌는데요, 아마 역대 바둑 대회 중 최초로 '리그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8명이 리그전을 펼쳐 성적이 좋은 두 선수가 결승 5번기를 펼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마지막 경기가 끝나기 전 까지, 결승이 확정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진서 선수와 맞붙을 한 자리가 공석이었습니다.
<6라운드 성적>
1위 신진서 6승 0패
2위 김지석, 박정환 4승 2패
4위 신민준 3승 3패
5위 강동윤, 변상일, 이동훈 2승 4패
8위 박영훈 1승 5패
압도적인 대국 내용을 바탕으로 최고 기사들 사이에서 전승을 기록한 신진서 9단을 제외하고,
한 자리를 두고 김지석, 박정환 9단이 다투는 상황이었고, 남은 대국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박정환(4-2) vs 신진서(6-0)
김지석(4-2) vs 박영훈(1-5)
두 선수의 성적은 동률이었지만, 박정환 9단은 신진서 9단을 꺾고 5승 2패가 된 후, 김지석 9단이 패배해야만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김지석 9단과의 맞대결에서 졌기 때문에 동률일 경우 승자승 원칙에 따라 3위로 밀려나는 상황이었죠. 심지어 박정환은 1위 신진서, 김지석은 8위 박영훈과 대결하기 때문에 김지석이 꽤나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근데, 결국 박정환 9단이 올라갔습니다.
박정환 9단이 신진서 9단을 꺾으며 전승을 막음과 동시에, 박영훈 9단은 김지석 9단을 꺾으며 단독 꼴지에서 벗어난 것이죠. 상당히 재밌는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마치 박영훈 9단이 박정환 9단을 위해 힘써준 느낌입니다. (실제로도 두 기사는 친하다고 해요~)
김지석 9단은 아쉽게 되었습니다만, 바둑 팬 입장에서는 최고의 두 기사가 5번기를 펼친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합니다. 과연, 두 기사의 5번기는 어떻게 될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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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설레발이긴 한데 gs배 용성전까지 해서 13번기 했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