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목 가는 사람들은 보통 근복(근섬유가 모여있는 부분)의 길이가 짧고 건(근육과 뼈를 결합시키는 조직, 쉬운 말로 힘줄)의 길이가 긴 근육 구조를 타고 난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형태의 근육은 절대적인 스트렝스나 근육의 전체적인 부피라는 측면에서는 불리하지만, 민첩성과 탄력성이 요구되는 움직임에는 더 유리하다고 하더군요. 반대로 근복이 길고 건이 짧은 형태의 근육을 가진 사람은 근육을 크게 키우거나, 완전히 컨트롤 된 정적인 상황에서 최대의 출력을 내야하는 운동을 할 때 유리하다고 하고요. 간단히 말하면 전자는 농구나 배구, 육상 같이 역동적이고 탄력적인 움직임이 중요한 종목에 유리한 체형이고, 후자는 근비대의 극단을 추구해야 하는 보디빌딩이나, 완전히 통제된 동작으로 최대의 근력을 동원해야 하는 파워리프팅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0
2020-02-24 16:08:21
그럼 동양인이 역도를 잘하는 것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을까요?
2
Updated at 2020-02-24 19:36:40
음... 저도 그냥 취미로 운동하면서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거라서 신빙성 제로지만요^^;;;역도는 스트렝스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또한 탄력과 민첩성, 정교한 협응력도 그만큼 중요한 종목이라서 그것만으로 이야기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역도에서 땅에 놓여있는 바벨을 순간적으로 뽑아서 공중으로 띄우는 퍼스트 풀 동작이나, 띄워진 바벨 밑으로 민첩하게 파고 들어서 바를 받아내는 클린과 락아웃 동작(보통 팔힘으로 바를 머리 위로 밀어올린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보다는 몸 전체의 파워를 폭발 시켜서 바를 띄우고 그걸 받아내는 것에 가깝습니다)은 고도의 테크닉과 엄청난 민첩성을 요구하는 동작이거든요. 이건 사족이지만, 그런 이유로 역도 선수가 아니더라도 폭발력인 파워를 내는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으로 파워클린 같은 역도성 훈련을 많이 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단시간에 최대한의 탄력을 내야하는 단거리/도약 육상 선수들도 역도성 운동들을 훈련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또, 점프력을 높이는 데에도 역도식 데드리프트나 클린, 파워클린을 포함한 훈련이 상당히 효과적이고, 투수의 구속을 높이거나 골프 스윙의 비거리를 높이기 위해서도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고 있어요. 보통 '하체 단련'이라고 하면 스쾃을 많이 떠올리는데(물론 스쾃은 어마어마하게 중요하고, 또 다양한 경기 종목 선수들이 많이 하는 운동이죠), 동작의 템포나 실제 경기 종목 동작과의 유사성이라는 측면에서 역도성 운동이 효과적인 측면이 있거든요.
물론 역도는 엄청난 고중량을 다루는 종목의 특성상 극한의 스트렝스 역시 요구하기 때문에 짚어주신 부분도 어느 정도 작용은 하겠지만... 그보다는 평균적으로 서구인들보다 짧은 사지 길이, 그로 인해 더 낮은 무게 중심, 그리고 골반을 열고 깊게 쭈그려 앉는 동작에 유리한 골반 구조를 가진 비율이 높다는 점 등 골격적인 부분이 역도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에 더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네요.
다리만보면 누가 복싱 챔피언이라고 생각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