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Free-Talk

캘리포니아에서 만났던 특이했던 직원

 
7
  2805
2020-01-18 00:40:03

아래 회식글을 보다가 문득 생각난 직원이 있어서 글을 적어봅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가 캘리포니아 쪽에 지점을 오픈을 하게되어서 제가 6개월 정도 동안 캘리포니아로 가서 사무실 셋업을 좀 해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장 지점장님, 회계 담당 한분을 빼고는 아무도 없었던터라 당장 일할 직원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인터뷰를 참 많이 봤는데...

 

시간이 아무래도 없는지라 똘똘해보이고 말 잘하는 직원을 그냥 뽑자라는 대책없는 생각으로 급하게 뽑아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중에 막 대학을 졸업하고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어린 친구가 한명있었는데 그친구는 지금와서 생각해도 참 골때리는 친구였던것 같습니다.

 

몇가지 사례를 생각해보면...(그 친구를 직원 A라 칭합니다.)

 

1) 아침 출근후에 유럽에서 일이 들어와서 A에서 전달...

이제 일 시작한지도 일주일 좀 넘었고 간단한 일이었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이 해결 될꺼라 생각... 

점심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물어보는것이 없길래 이제 슬슬 자리 잡나보다라고 안심... 

점심을 먹으면서  어떻게 되고 있냐고 슬며시 물었더니 아직 시작도 안함.....

뭔가 문제가 있냐고 물으니... "브리드님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요"

 

2)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뉴욕 사람들하고는 다르게 많이 느긋하다고 이해하시라는 지점장님의 말씀에 마음을 다스리고....

그래도 새로운 직원들과 일을 시작해야하니 회식을 제안...

지점장님+회계보시는분+새로운 직원 2 OK, A는 안된다고 함

"아 오늘 바쁜가봐요" 라고 물으니 오디션 봐야한다고 함....(왠 오디션? 이라는 생각을 하긴했는데 물어보기 뭐해서 넘어감..)

"그러면 A씨는 좀 늦더라도 오실수있으면 오세요"하고 퇴근.

회식하기로한 식당에 도착하니 A가 가장 먼저와서 대기중.

"아니 오디션은요?"라고 물으니 "오늘은 고기가 땡겨서요"

 

3) 회식에서 길게 2차 3차 가는걸 개인적으로 별로 안좋아해서 밥만 먹고 가려고 마음껏 먹으라고함.

자리가 6명 앉기엔 좀 큰 10명 자리에 불판이 두개있는 자리였는데 직원 A 안쓰는 불판앞에 홀로 많아서 세트메뉴 시키더니 혼자굽기시작.

구워주시는 분도 돌려보내고 혼자 열심히 구워서 혼자먹기를 시전.

한참을 먹고 마시더니 끝날때쯤 " 2차 가셔야죠!!!"

 

4) 집에 가겠다는 사람들에게 매달리기 시작해서 나와 지점장님이 총대를 매고 A를 데리고 노래방 입성.

제일 안쪽자리에 자리를 잡더니 리모콘을 잡고 10여곡을 넣기시작.

리모컨을 잡고 노래를 부르면서 간주점프 1절부르고 끄기를 번갈아가며 반복함.(아마 2절이 힘든 노래는 1절로 끄는것으로 추정.)

10댓곡을 연달아 부르더니 자리에 앉으며 "왜 노래 안넣었어요?"라고 물음

............ 리모컨 니가 들고있었자나 이XX야!

 

5) 2시간정도를 노래방에서 A의 미니 콘서트를 관람하고 집으로....

월요일 출근을 하니 A 출근을 안함.

전화도 안받아서 사고라도 난건 아닌가 걱정하던중 이메일로 목이 아파 출근 못함니다 라고 옴...

 

그리고 저 친구는 일 시작한지 3주째 되던 주에 짤렸네요.

 

직장생활 20년 가까이 하고있지만 그중엔 저 친구가 가장 최고 였습니다.

 

그만 두라고 이야기 할때도 "그런건 미리 알려주셨으면 출근안해도 되고 얼마나 좋으냐~" 라고 해서 황당했었네요....

 

꽤 오래된 일이라 지금은 사회생활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10
Comments
2020-01-18 00:42:03

 와우...............

세상에는 정말 신기한 사람이 많군요

 

2020-01-18 00:52:06

아마 영화쪽 일을 하는 친구가 아니였을까요? 예전에 LA살때 보니까 꽤나 많은 사람들이 그쪽관련된 일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다들 꽤나 개성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WR
2020-01-18 01:08:07

본인말로는 가수로 데뷔해서 나중에 연기도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노래방 갔을때 아 이친구는 허황된 꿈을 꾸는구나.... 생각했었습니다...

2020-01-18 01:14:06
2020-01-18 01:56:15

한국인인가요?

WR
1
2020-01-18 02:22:50

네 불행이도....

1
Updated at 2020-01-18 09:58:42

아뇨 저사람만 저럽니다.
캘리포니아가 뉴욕만큼 빠릿해보이지만 않을뿐 오히려 도시라고 심히 바쁜사람들 모임이여요.
저도 기본 투잡뛰고 진짜 산타모니카 해변이라도 좀 가보자 하면서 삽니다.
저사람 어쩌면 그냥 직장일에 적응 못한 사람이라 봅니다.

WR
2020-01-18 15:24:48

네 맞습니다 좀 이상한 사람이었죠...

 

그냥 지명을 적은게 실수였나봅니다;;;;

2020-01-18 11:20:59

가수하겠다는 사람이 두시간 불렀다고 목이 아파 출근 못한다니...

2020-01-18 13:14:13

4번 5번...

24-04-19
21
3361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