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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좁은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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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4 02:52:27

https://www.youtube.com/watch?v=9GFI6Rf-IkI

 

집으로 오는 길에 지나치는 길인데요, 이 길이 조금 좁습니다.

주택가여서 골목 양 옆에 주차된 차량이 있으면 두 대가 지나가지 못하는 정도의 길입니다. 평소에 이 길로 다니는 차들을 보면 나름의 골목룰이라고 적지만 사실 상 어딜가나 이게 국룰이라 봅니다.

 

자신의 옆 쪽에 주차된 차량이 없다면 그 공간으로 차를 밀어넣어서 반대쪽에서 오는 차를 보내고 후에 가는 장면들이 자주 보입니다. 만약에 둘 다 비킬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조금이라도 가까이에 후진해서 여유있는 공간이 있는 쪽이 비켜주곤 하죠. 크게 문제없이 이 길 서로 양보하면서 잘 지나다니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길이 진짜 혼돈이었습니다. 제가 서있는 쪽에서 오른쪽에 있던 쪽이 여유가 있어서 충분히 주차장 쪽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저기로 비키면 가겠구나 하면서 보는데, 차가 조금 이상하게 움직입니다. 안으로 비키는가 하더니 갑자기 반대편에 오는 차량 앞으로 비스듬하게 이상하게 주차를 하고 시동을 끕니다(?)

 

그리고는 차에서 연세 진득하게 드신 어르신께서 문을 팍 열고 내리시더니 반대편 차량한데 다짜고짜 삿대질을 하면서 막말을 합니다. 왜 안비키냐고 화를 내는 듯이 보였습니다. 반대편 운전자는 내리지는 않고 창문을 내리고 이야기 하던데 솔직히 제가 봤을 때는 이 어르신이 조금만 양보해주면 아무 문제 없었을 장면이고, 반대편 차량이 후진을 하기엔 이미 많이 진입한 상황이어서 어차피 진행방향으로 운전하면서 핸들만 살짝 좀 꺾었다가 기다렸다 가면 너무 간단하게 해결될 장면에서 오히려 길을 막고 역정을 내는 모양새였습니다.

 

둘이서 한참 막 언쟁 중인데 뒤에서 사무용품 전문점 영업차량으로 보이는 경차가 클락션을 누르면서 바쁩니다!! 비키세요!! 바쁩니다!! 몇 번 외치고 하는데 이미 앞에서 둘은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예? 아이씨!!(아저씨를 다소 공손하지 않은 부산말로 지칭하는 표현) 바쁩니다 저리 나가서 싸우소!!! 싸우는 사람 둘, 싸우는 사람보고 비키라는 사람하나에 순식간에 좁은 골목길이 클락션 소리에 고함소리에 정말 보기 안좋았습니다.

 

티비에 나오는 공익광고 같은 말이지만 조금만 먼저 양보했더라면 목에 핏대세우며 싸울 일도 없었을 것이고, 바쁜 문구점 영업직원분도 목적지까지 빨리갔을 것이고 한데 말입니다.

 

저는 복잡한데 차 가져나가고 이런 것을 안좋아해서 운전을 자주 하진 않는데요, 오늘 그 장면을 보고 이런 상황에서 먼저 양보해야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혹시나 상대방이 먼저 양보를 해주거나 한다면 이걸 당연하게 여기고 지나칠 것이 아니라 고맙다는 수신호를 해야겠다 생각했던 일이었습니다.

 

괜히 반대편 운전자분이 마동석 같은 그런 분이 계셨더라면 그 어르신께서 과연 그러셨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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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12-24 09:08:20

크으...파잇송 참 좋아했었는데요.

2019-12-24 10:32:12

마지막 한줄에 안타까움이 잔뜩 묻어있는게 느껴지네요.

늘 그런것도, 모두 그런것도 아니지만...

종종 배려보다, 상식보다, 법보다 비쥬얼이 먼저인 경우가 더러 있죠

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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