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더 뉴 그랜저’를 타봤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이른바 ‘각 그랜저’는 선망의 대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듀스 음악이 깔린 CF가 있던데, 저도 1990년대 중고딩 시절, 자동차는 잘 몰랐지만 ‘그랜저는 돈 많은 사람들이 타는 차’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는 아직 차를 사 본 적은 없는데, 처음에는 제네시스 G70에 끌렸습니다. 결혼은 했지만 자녀도 없고 앞으로도 자녀 계획은 없을 거라서, 그렇다고 벤츠 E클이나 BMW 5 시리즈는 금액적으로 부담이라 G70을 타보자 했는데,
그래도 너무 비싸서 쏘나타 하이브리드로 눈을 ‘조금’ 낮췄습니다. 그러나 쏘하도 인스퍼레이션 트림에 풀옵션하면 4000만원이 되는데, 저의 맥시멈 배팅은 딱 4000만원이어서 하이브리드 차 잘 타자 하는 생각으로 정리되는 듯 했으나
어제 '더 뉴 그랜저'를 타보고는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처음 그랜저 티저 이미지 공개됐을 때 내부 인테리어는 엄청 좋지만 전면부 그릴은 '이게 뭥미?' 싶더라구요. 저는 아반떼의 삼각떼, 쏘나타 메기 디자인도 괜찮다고 하는 사람인데, 그랜저의 저 전면 그릴은 불호라고 봤는데 실차로 보니 최악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저도 아버지 차가 그랜저 HG고 IG, IG 하이브리드를 다 타봤는데, 더 뉴 그랜저가 확실히 좀 더 쾌적하고 중심을 잡아준다는 느낌, 그러면서 속도감도 강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운전모드 버튼이 공조버튼 사이에 있어 좀 불편했습니다.
이번 더 뉴 그랜저의 가격대가 확 오르면서 기아차 K7 프리미어 와도 차이가 나던데, 두 차를 모두 시승했을 때 그랜저 쪽에 훨씬 더 큰 만족감을 느꼈는데, 그랜저는 3.3 플옵션 차량이었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습니다.
쏘나타, 코나EV에서 이미 봤었던 버튼식 기어, 그리고 공조장치의 위치나 그래픽은 확연히 달라졌다고 느껴졌고 뒷좌석도 쏘나타보다 훨씬 넓더군요. 저같이 자녀가 없는 사람은 굳이 저렇게 넓을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였죠. 다만 버튼식이다 보니 이른바 '와리가리'의 묘미, 기어 스틱을 잡는 그립감은 아쉽더라구요.
고속에서 드래그를 했을 때도 안정적이다, 가속도는 G70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간다는 얘기를 동승했던 분과 했는데,
전면 클러스터나 디스플레이는 젊은 층을 겨냥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과거 모델에 비해서는 세련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HDA 등 반자율주행 기능도 사용해봤는데, K7 프리미어때는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1분 정도(?) 주행을 해도 경고 표시가 안떴는데 그랜저에서는 10초만 지나고 경고가 떠서 좀 더 보수적인 세팅을 한 것 같습니다.
일단 저는 쏘나타 하브 플옵보다 그랜저 엔트리쪽에 좀 더 마음이 가는데, 디자인의 호불호를 떠나 사전계약 3만2000대를 감안하면 이번 모델도 잘 팔릴 것 같습니다. 다만 디자인 면에서 제네시스 G70이나 G80과는 차이가 있다고 보였습니다. G70만 해도 저는 제네시스 앰블럼에 전반적으로 고급스럽다는 이미지를 받았지만 그랜저 인테리어는 개인적으로 그 정도의 인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P.S 그랜저 예전 버전에서는 내비 오른쪽 옆 하단에 정체불명(?)의 시계가 생뚱맞게 있었는데, 이번 그랜저에서는 그건 없어졌더군요. (운전자가 저 입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풀옵션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엔트리 트림에 옵션 몇 개 넣으니 200만원 더 비싸지네요.
글쓰기 |
리뷰 잘 봤습니다.
친구 차가 ig하브로 기억하는데 시계 얘기하면 요즘 말로 발작버튼 누른것 처럼 괴로워 하다 쉴드 치다 침울해 하다 하는 모습이 재밌어서 자주 놀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