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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필 김용, 그리고 김용 월드의 일부(!)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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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9-17 14:02:13

무협의 세계는 참으로 이상합니다. 뭐랄까... 굉장히 유교적인 세계라고나 할까요? ^^

 

나이가 많은 사람이 더 강합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오랫동안 수련한 사람이 더 강합니다.

그러다보니, 젊은 주인공들이 강해지려면, 뭔가 기연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렇지않고서는 나이 많은 사람들처럼 강해질 수가 없습니다.

 

곽정이 몽골에서 크다가 송나라쪽으로 처음 갔을 떄 나이가 대충 18세 근처입니다.

당시 황용의 나이가 15세로 나옵니다. 그리고 황용을 좋아하는 구양공자(구양극)의 나이는 30세라고 나옵니다.

이 나이에 당대의 고수들과 싸움을 하려면 보통 수련으로는 될 수가 없습니다.

구양봉, 구양공자, 구천인등의 적 뿐 아니라, 영지상인, 양자옹, 팽련호, 사통천 등과도 싸워야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곤란합니다.

 

곽정이 배운 무공과 그 스승은 다음과 같습니다.

 

몽골 씨름 - 환경(몽골에서 살아서 자연스레 배움)

 

활 - 제배(몽골 최고의 활솜씨를 자랑하는 장군)

 

암기술/검술/경공술/승마술 등 - 강남칠괴(그러나 둔한 곽정이 잘 배우지 못한다고 맨날 혼내는 스승들)

 

현문정종내공심법 - 마옥(전진칠자 중 큰 형. 내공 및 경공술도 가르쳐 줌. 곽정의 무공의 기초가 됨)

 

뱀 피 - 양자옹(양자옹이 잡아먹으려고 기르던 뱀의 피를 우연히 다 마시게 됨. 본인은 살려고 뱀의 피를 빤거라고 하지만, 양자옹은 그게 너무 아까워서 틈만나면 곽정의 피를 빨려고 함. 이 피를 빨아서 내공도 더 강해지고, 독에 내성이 생겼음)

 

항룡십팔장 - 홍칠공(원래 조금만 가르쳐주려고 했는데, 황용이 음식을 먹여서 15장까지 배움. 이후 홍칠공이 나머지 3장을 더 가르쳐줌. 곽정의 우직한 성미와 잘 맞아서 제일 잘 쓰는 무술)

 

쌍수호박 - 주백통(도화도에서 주백통에게 배운, 양 손을 따로 쓰는 기술. 두 손으로 각각 다른 무공을 사용하니 위력이 두 배가 된다고 함. 이게 말이 되나 싶긴 하지만... )

 

구음진경 - 주백통(도화도에서 주백통이 구음진경의 상권을 갖고있었고, 하권은 가죽에 적혀있는걸 곽정은 자기도 모르게 갖고있다가 주백통이 발견하여 외운 후 곽정에게 외우게 함. 나중에 곽정이 고수가 되는건 구음진경 덕분이 큼)

 

공명권 - 주백통(태극권 느낌의 유한 무공. 주백통이 창안하여 가르쳐줌)

 

실전 - 구양봉(구양봉이 구음진경을 배우기 위해 곽정을 안죽이고 계속 살려두면서 괴롭혀서 상대하다보니 강해짐)

 

 

대충 이런 식입니다.

이 중에서 사실 주백통의 지분이 가장 큰 것 같지만, 주백통이랑은 의형제를 맺어버렸기 때문에(주백통이 워낙 위아래가 없어서 형제가 됩니다. 나중에 구처기랑 만나니까 항렬이 애매해집니다. 주백통은 구처기의 사숙이고, 곽정은 구처기의 제자인 양강과 의형제라서...) 스승은 아니고,

 

마옥은 숨쉬기를 가르쳐줬을 뿐이라며 스승대우를 안받으려고 합니다.

 

그러니 스승은 강남칠괴와 홍칠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강남칠괴는 사실 곽정에게 대단한 무공을 전수해주지는 않았지만, 협의라는 것을 가르쳐준 스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머니 이평과 함께, 곽정의 정체성을 확림해주기도 했습니다. 송나라 사람, 한족이라는 정체성이죠.

그의 의형제인 양강이 어머니 포석약과 스승 구처기의 방치속에 금나라 왕자의 정체성으로 자라난 것과 대비됩니다.

강남칠괴와 어머니 이평이 아니었으면, 곽정은 몽골 사람으로 자라났을 겁니다. 일단 징기스칸의 아들과 친구이고, 사윗감으로 평가받던 인물이니까 사실 양강이 금나라의 왕세자급으로 크던 것과 크게 다르지도 않습니다. 다만 당시 몽골은 유목민족집단 정도이고, 금나라는 국가였다는 차이가 있군요.

 

홍칠공은 곽정에게 제대로 스승이죠. 또한 홍칠공 본인이 굉장히 의협심이 강한 인물이었기에 곽정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스승을 한 명 더 꼽자면, 황용이 있겠습니다.

사실 뭘 가르쳐줬다기보다는 어수룩하고 단순한 곽정을 사람 만들어놓은게 황용이죠. ^^

남자가 여자 잘 만나야한다는게 참 절실합니다. 어쩌면 황용이 최고의 스승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사실 곽정은 좀 답답한 구석이 많아서 인기있는 주인공은 아닙니다. 저도 원래 별로 안좋아했었구요.

그러나 최근 다시 읽어보니, 이 사람의 고뇌가 느껴집니다. 답답하지만 정석적인 주인공이죠.

 

사조삼부곡 주인공이 그렇습니다.

곽정 : 정석적인 주인공

양과 : 사파적인 주인공

장무기 : 통합의 주인공(정사파를 통합. 그러나 그만큼 우유부단함)

이거야말로 김용님께서 정반합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쓰신거라,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어릴 때는 장무기가 가장 좋았습니다. 장무기는 무지하게 강하니까요.

그러다가 장무기의 우유부단함이 싫어지고 양과가 좋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양과와 소용녀가 너무 시련을 많이 당해서 소설을 읽기 싫었었는데, 그 애절함이 좋아지더군요.

지금도 양과가 가장 좋기는 하지만, 곽정은 예전만큼 답답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도 한 명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무기는 여전히 우유부단해서 싫습니다. ^^

 

지도자라면, 곽정같은 부분이 있어야하지않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실 김용선생님 관련해서 글을 쓰려고 하면서, 소설 내용은 쓰지않고, 주변 설명만 쓰려고 했는데, 그게 쉽지않네요. 그렇다고 소설의 내용을 써버리면,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고민하면서 썼습니다.

 

 

제 글로 인해 예전에 읽으셨던 분들도 다시 읽게되고, 아직 안읽으신 분들이 한 분이라도 책을 읽게되면 참 보람있겠습니다. ^^

 

 

 

사조영웅전은 이정도로 하고, 다음에는 신조협려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사실 천하오절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그건 신조협려편에서 쓰는게 더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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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9-09-17 11:06:40

주백통이 위아래 없는줄 알았는데, 황약사에 비하면......

WR
1
2019-09-17 11:33:53

황약사는 은근 꼰대 느낌이 있어요. 제자들에게 막대하는 것도 그렇고.  ^^

2019-09-17 16:11:43

그런분이 사위의 조카랑 의형제를.

1
2019-09-17 11:19:59

이쯤에서 떡밥 투척합니다.
곽정 vs 양과 승자는?

전 신조대협에 한표 던집니다.

WR
1
2019-09-17 11:34:56

아직 제 이야기에서 양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나중에 얘기해보겠습니다. ^^

1
Updated at 2019-09-17 21:42:29

소설의 흐름으로 보면 양과이고 저도 양과라 생각하는데, 이론상으로 따지면 곽정은 당시 그 누구에게도 질 수가 없거든요. 주백통이 쌍수호박으로 내공이 한수 아래인 시절에도 황약사한테 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곽정은 쌍수호박+완전판 구음진경에(범어편까지 읽었죠) 천하제일장법인 항룡십팔장까지 가지고 있죠. 근데 김용월드는 워낙 밸붕인 전개가 많으니 엄격하게 따질 필요는 없는 듯 합니다. 신조협려만 봐도 문장 하나하나 따지면 예송논쟁 들어가야 되니까요. 사실 곽정은 16년간 군무 때문에 수련을 많이 못한게 가장 큰 페널티죠.

1
2019-09-17 11:35:09

[Hou]어떤날님과 다른 분들의 추천에 힘입어 한번 읽어보려고 하는데요.

어떤판을 빌려 보는게 가장 좋을까요?

접근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3개 작품 다 읽으려면 너무 오래걸릴까요? 자유시간이 많진 않아서요.

WR
1
Updated at 2019-09-17 14:00:55

 김영사판을 동네 도서관에 가셔서 빌려보시는게 제일 좋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군포도서관을 주로 이용합니다.)

 

찾아보니까 사조영웅전 8권이 64000원, e북으로 구매하면 32500원이네요. 전 빌려읽는지라 더 뭐라 말씀을 못드리겠습니다. ^^

 

이 소설이 한 번 재미붙이면 타임머신 탄 것 처럼 정신없긴 합니다. 일단 재미있는지 사조영웅전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해드려요. ^^

2019-09-17 14:08:27

김영사판!! 감사합니다^^ 저도 종이책을 좋아해서 학교도서관이나 시립도서관 같은데 한번 들러봐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정말 감사드려요~~

무협 만화책은 많이 읽고 좋아하는데 소설책은 읽어본적이 없지만 너무 재밌을것 같습니다^^

2019-11-05 13:06:51

김용 소설은 초반 시대배경을 묘사하는데 집중합니다. 그래서 소설이지만 허구가 아닌 사실처럼 느껴지는 효과를 발휘하는데 그게 처음 읽을 때는 좀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반 그 부분만 넘어서면 그 뒤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게 됩니다. 

 

1
Updated at 2019-09-17 11:58:14

사조영웅전에서 가장 강자는 누구일까요? 주백통이 원래는 황약사 밑이었는데 쌍수호박에 구음진경까지 익혀서 결국 중신통인가 새로운 오절이 되었으니 주백통이 최강자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략 중신통 주백통 or 미챠버린 구양봉을 무공자체론 최강자로 생각하는거 같더라구요.

WR
2019-09-17 13:57:48

원칙적으로는 왕중양이 최강자였으나 사망했으니까, 저도 주백통을 최강자로 봐야하지않나 생각해봅니다.

구양봉보다 약하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2019-09-17 17:49:20

기억이 가물한데 새로운 천하 오절은 곽정이 북협 남제가 남승 중신통이 중완동이 됐던가요.

WR
2019-09-17 19:49:17

동사(황약사) 서광(양과) 남승(황제가 승려가 됨) 북협(곽정) 중완동(주백통) 입니다.

서독, 북개가 같이 사망하셨죠. 그 자리에 곽정과 양과가 들어가고 자기 사형 자리에 주백통이...

Updated at 2019-09-17 15:42:46

저도 사조 세계관에서는 주백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조협려때는 개인적으로 소용녀와 떨어져있을때, 암연소혼장 시절의 양과나 후반기 금륜법왕이 가장 강하지 않나싶습니다.

2019-09-17 21:21:03

당연히 독고구패입니다.

사조영웅전에서는 안 나오고 신조협려 후반기에 이름만 나옵니다만, 이 사람의 활동시기는 사조영웅전과 겹칩니다. 양과가 동굴에서 독고구패의 유지를 이을 때 "평생 패배를 겪지 못하고, 패배를 안겨줄 상대를 찾아 수십년을 헤매다녔다" 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동사서독남제북개중신통 모두 조용히 찾아온 독고구패에게 제압당했을 거라고 추정 가능한 부분입니다.

실증적으로 봐도, 내공수련법과 칼 한 자루만 전수받은 신조협려 양과나 내공 없이 초식만 전수받은 소오강호 영호충 모두 천하 최강 급에 달했던 것을 볼 때, 그 두 가지를 다 가진 독고구패가 당연히 최강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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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9-17 21:35:16

단지 무덤에 수십년간 패배를 몰랐다고 기록되어 있을 뿐 독고구패는 영웅문 삼부작 시대에 활동하지 않았습니다. 무덤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등의 정보들이 없죠. 그 시기에 활동했다면 많은 개연성이 깨지니, 그 이전 시대에 활동했을 개연성이 더 높죠.

독고구패의 강함이야 무명승과 소요파 창시자와 더불어 누가 김용월드 최강인지 예전에 많은 토론의 대상이 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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