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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을(乙)로서 갑(甲)이 되다: 기자들의 특종취재, 영업인들의 판매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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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8-16 19:30:06

 

을(乙)로서 갑(甲)이 되다

 

안녕하세요 리스펙트입니다. 

권문현 지배인 칼럼도 보고 오래전 칼럼도 보다가 생각난김에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1. 조연을 조명한 연극을 본 기억이 납니다. 햄릿을 맡은 주연이 마침 일이 생겨 공백이 생겼습니다. 햄릿만 바라본 조연은 옳다구나 기회를 잡습니다. 언젠가 햄릿으로 무대에 서기만을 꿈꾸며 단련한 덕분입니다. 희망은 주연이 의지로 무대에 복귀한다는 결정을 하면서 산산조각납니다. 그때 조연이 느낀 비감(悲感)이 절절하게 전해졌습니다.

의아함은 연극을 본 뒤 찾아왔습니다. 극중에서는 분명 '조연'이었는데 지금 이 연극에서는 '주연'입니다. 오히려 극중의 햄릿 역을 맡은 주연은 이 연극에서는 조연이자 악역입니다. 역설이자 반전입니다. 조연과 주연이 상호 교차하는 지점에서 슬며시 웃음이 났습니다. 갑이든, 을이든 보기에 따라 다름을 깨달았다는 느낌적 느낌 때문입니다.

 

2. 갑(甲)이니 을(乙)이니, 언젠가부터 사람들 간 권력관계를 노골적으로 표현합니다. 

분명하고 명료한 언어는 단순하고 선명한 대신 복잡하고 겹겹한 현실을 정확히 묘사하기 버겁습니다.

갑질과 을의 설움이라는 선명한 구도가 반드시 진실은 아닙니다. 

 

3. 목적을 달성하는 을(乙)은 단순한 약자가 아닙니다. 겉모습은 을(乙)일지라도 자신 인생에서는 갑(甲)입니다. 최근 전설의 수문장 권문현 지배인의 사례를 보면 명확합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458901

 

사례를 더 모아봤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08/2013050803105.html


 

기자들의 사례를 모아놓은 칼럼입니다(2013년 칼럼입니다).

 

동료 기자는 취재원 등산 소식에 주말을 마다하고 달려갑니다. "북한산에 있다기에 얼른 가서 산 아래 막걸릿집에 마주 앉아 특종을 건졌다."

 

칼럼을 쓴 당사자는 끈기있게 기다려 마음을 얻었습니다. "청와대 수석 집을 여름날 휴일에 찾아갔는데 인터폰을 통해 "안 계시다"는 답을 들었다. 현관 앞 놀이터 그늘에서 책 한 권을 읽으면서 저물 때까지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다음 날 수석에게 전화가 왔다. 사건 이야기는 전혀 안 하고, "책 읽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집에 있으면서 창밖으로 본 모양이다. 사건 관련 정보는 얻지 못했지만 훗날 다른 도움을 받았다."

 

그가 본 포스코와 같은 거대기업 간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업자원부 나무 의자에 부동자세로 앉아 젊은 담당 사무관을 기다리던 포스코 간부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정보를 가진 취재원에게 을(乙)일 수밖에 없는 기자는 특종을 얻었을 때 느끼는 희열감을 이렇다고 합니다. 

"특종기사를 쓴 날 아침, 출입처 기자실을 갔을 때 느껴지는 싸~한 분위기." 문전박대를 당한 '을의 수모'가 몽땅 희열로 바뀌면서 몸이 나른해지고 웃음이 나오는 생리 반응을 느낀다는 것이다."

 

을(乙)의 모습으로 종국에는 갑(甲)이 되는 기막힌 변신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사례는 영업사원들에게서 보다 생생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2008년 기사입니다).

https://dbr.donga.com/article/view/1202/article_no/424

 

오히려 눌변이 더 많은 영업왕들은 이구동성으로 '경청'을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습니다. 

 

"고객으로 하여금 80%를 말하게 합니다. 그러면 고객이 스스로 꺼낸 정보를 토대로 고객의 니즈(needs)를 채워주는 것입니다(대우자동차 판매왕 박노진 상무)." 

"절대 이야기를 주도하지 않습니다. 고객을 가르치려 드는 것은 매우 위험한 태도입니다(삼성생명 판매왕 김혜영 팀장)."

 

기사는 경청이 말은 쉽고 실천이 어려움을 강조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은 음악을 듣는 것과는 다르다."

경청을 시도해본 사람은 모두 공감합니다. 의미가 있는 텍스트를 듣는 것은 생각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억, 캐치, 반응 등을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수면 위 오리같다고 할 것입니다. 

 

영업왕들은 경청에서 한발 더 나아가 레벨업을 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수리 전문가를 직접 고용했습니다. 회사의 서비스가 조금 늦기에 신속하게 해결해드리고자 직접 고용한 것입니다(BMW 판매왕 구승회 과장)." (구승회 과장은 2017년 부장이 되어 인터뷰를 다시 했습니다)

http://www.newsway.co.kr/news/view?tp=1&ud=2017050514301252006

 

"숙제를 거의 하지 않는 태만한 아이를 어떻게든 학습태도 개선해주고자 했습니다. 다른 집에 방문할 때 그 아이를 데려가서 '성실하고 의젓하다'고 추어올려줬더니 그때부터 조용히 공부를 시작했습니다(대교 김설아 교사)

 

경청과 고객에 대한 헌신을 마친 을(乙)은 실제로는 인생의 갑(甲)입니다. 이들이 느끼는 성취와 결과는 오롯이 그들 노력이 가져온 열매입니다.

이쯤되면 누가 을(乙)이고, 누가 갑(甲)인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언제나 갑(甲)과 을(乙)로만 이해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면적이고 복잡한 인간 삶이고, 그 덕분에 삶은 다채롭고 흥미로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4. 글감만을 쟁여놓다가 생각난김에 적어보았습니다. 토크멘터리 전쟁사에서 임용한 박사님 말씀도 자극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정리하기를 원한다."는 말씀. 삶과 사회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보다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보다 더 다양하다는 점, 지금 잠깐 을(乙)의 모습이더라도 이는 갑(甲)의 다른 모습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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