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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만년필 이야기 - 제 만년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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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0 09:05:53

 

안녕하세요. 

 

 항상 그때그때 써지는 주제들로 글을 쓰다보니 요 사이 시리즈 글들이 뜸했습니다. 그런데도 펀게에 올라온 만년필 관련 글에 제 글을 링크해주시는걸 보고.. 기억해주시는게 감사하기도 하고 마침 펜들 사진도 찍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어 글을 써보았습니다. 

 

 이미 만년필이 취미가 아니신 분들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는 정도의 내용으로는 글을 다 써버렸기에.. 제 펜들을 소개하는 이 글을 마지막으로 만년필 이야기는 더이상 쓰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혹시 펜에 대해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거나, 펜 추천이 필요하신 분들은 개인적으로 쪽지나 제 글에 댓글을 통해 말씀주시면 제가 아는 한에서는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수집형 취미(?) 들이 그렇듯, 만년필도 일단 두개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밖에서 보는 사람들 눈에는 다 수집이고 콜렉션인데, 만년필을 쓰는 사람들 안에서는 수집의 정의가 더 엄격해서 어느 정도가 아니면 컬렉션이라고 하질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제 스스로 만년필을 모은다거나,제 펜들을 컬렉션이라고 생각한다거나 하고 있지는 않은데... 개인적인 의미가 있는 펜들을 제외하고는 보관중인 펜들은 모두 실재로 사용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컨셉이 없이 제 마음에 드는 펜들만 들이고 있기도 하구요. 뭐.. 그렇게 말해도 이미 10자루도 넘기 때문에 다른분들 보시기엔 다 수집이고 컬렉션이겠지만요. 

 

 계속 펜을 들이고 내보내고 하고 있어서... 한 1년전 정도와만 비교해도 꽤 많이 바뀌었지만, 나름대로 그때그때 아끼는 펜들만 유지하면서 12구 파우치에 딱 들어가는, 12자루를 넘지 않으려고 노력중입니다. 

 

 

요렇게 열두자루를 가지고 다닙니다. 조만간 두세자루 정도를 새로 들일 예정이기에 들이는 만큼은 이 중에서 내보낼 예정이지만..ㅜ 일단은 이렇습니다.

 

 

 아래는 닙 떼샷입니다. 작은 닙부터 큰 닙 까지, 금 함량 말고는 아무 각인도 없는 민짜 닙부터 화려한 각인의 닙까지 다양하네요. 

 

 


 

 

 원래 한자루 한자루 소개를 드릴까 했습니다만, 그러다가는 길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제가 생각하는 펜들의 용도에 따라 뭉텅이로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아래 사진에 보시는 펜들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펜들입니다. 아무것도 모를 때 샀던 제 첫 만년필 (펠리칸 P200), 만년필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기 시작할 때 와이프가 생일선물로 사줬던 펜 (비스콘티 오페라 마스터.. 맨 오른쪽 펜인데 지금은 닙이 없네요. 조만간 닙을 새로 달아줄 예정입니다.), 제가 재료부터 디자인 요소들을 직접 결정하고 결혼기념일을 각인한 에디슨의 커스텀펜, 그리고 마지막으로 10여년 전에 대통령 장학금 수여식 차 청와대에 방문했을 때 받은 펜입니다. 

 

 

 그 다음은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펜들입니다. 저는 직업 특성상 필기를 굉장히 많이 하는데, 보존도 꽤 중요하기에 보존용 파란색 잉크들을 주로 사용합니다. 보존용 잉크들은 마르면 물로는 잘 닦이지 않아서, 오피스에서 병잉크를 사용하다가 손에 조금이라도 묻으면 꽤 난처해질 수 있기에 카트리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에서부터 완쳐 드림펜 (제가 직접 깎은 커스텀 닙), 세일러 킹오브펜 에보나이트, 파이로트 캡리스 블루 그라파이트 입니다. 

 

 

 마지막으로 미모를 담당하고 있는 한정판 펜들입니다. 오른쪽부터 오마스 360 루센스 한정판,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75주년 LE 149, 티발디 임페로 입니다. 다들 90년대에 만들어졌던 한정판들인데, 지금은 몽블랑 한자루 빼고는 가격을 떠나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친구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애정도 가장 큰 관계로 이 펜들에게는 지면을 조금 더 할당해주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바디가 가장 아름다운 티발디 임페로의 사진을 한장 더 보여드리면서 소개를 마칩니다. 사진을 밝은 곳에서 아무리 잘 찍어도 원래의 아름다움이 잘 표현되지를 않네요ㅜ  실재로 보면 심도가 있어서 사진보다도 훨씬 더 예쁩니다! 12각형 배럴에 저 파란색 전기가 펜 전체를 타고 흐르는 느낌이랄까요. 예 아무튼 이쁩니다.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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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7-20 09:22:43

정말 보기만해도 좋네요~
손글씨 쓰는 것을 좋아해서 꼭 나중에 추천해주신 펜들을 써보갰습니다

WR
2019-07-20 09:27:13

 손글씨 쓰는 것 좋아하시면 만년필이 정말 잘 맞으실거예요. 그 필감이라는게 정말 어마어마하답니다. 꼭 써보시길 추천드립니다^^ 

2019-07-20 09:25:25

루키님 처럼 업무차 글씨를 많이 쓰지도, 용도에 따라 잉크를 구별하지도 않지만, 그 느낌이 좋아서 만년필을 쓴지 3년이 되어가네요. 두자루 라미 사파리, 파일롯 프레라있는데요. 아무래도 한글을 파일롯 프레라가 더 잘 맞는듯해서 더 많이 쓰고있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려다가 사설이 길었는데요. 저는 병잉크를 사용중입니다. 담는게 불편했었는데, 주사기를 이용하니 손에 묻지않고도 사용할수 있어서 편하더라고요. 이미 알고계실수도 있지만 참고해보세요.
주사기는 약국에서 500원정도에 구입했습니다.

WR
Updated at 2019-07-20 09:35:51

앗 네 저도 평소에는 병잉크만 사용합니다. 애초에 저.. 미모를 담당하는 세 펜들은 전부 피스톤필러이기도 하구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잉크 중 하나가 파이로트 이로시주쿠 콘페키인데, 이 친구는 아예 카트리지는 나오지도 않습니다ㅜㅜ 

 

 그런데 제가 최근에 프랑스에서 일을 하게 되어서.. 병잉크를 많이 가져오지도 못했거니와 주사기 자체가.. 우리나라는 그런 인식이 잘 없는데 여기는 약국에서 주사기 하나 달라고 해도 용도가 뭐냐고 물어보는 그런 나라라서요. (마약..때문에 그렇습니다 ㄷㄷ..) 만년필 보여주면서 이야기해서 하나 사놓긴 했지만 괜히 오피스에 주사기 가져다놓기도 좀 그렇고, 주사기를 써도 잉크를 채울 때 마다 주사기를 청소해줘야 하는게 오피스에서는 은근히 불편해서 카트리지를 쓰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만년필 몇년 써오면서 카트리지를 본격적으로 써보는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새삼스럽지만 오피스에서 사용하기엔 꽤 편해서 아마 오피스에서는 쭉 저 몽블랑 퍼머넌트 블루 카트리지만 사용할 것 같습니다^^

2019-07-20 10:20:08

역시 알고계셨는데 제가 괜한 오지랖이었네요.
외국이면 오해받을만하죠. 사무실에서 사람들이 지나가다 주사기보면 이게왜 있냐며 꼭 한번씩 물어봅니다.

WR
2019-07-20 10:27:11

아닙니다^^ 저 몽블랑 카트리지가 쥐똥만큼 들은 주제에 값이 꽤 나가서.. 눈치 봐서 주사기도 한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2019-07-20 09:55:09

저는 캘리 배우면서 만년필도 써보고 딥펜도 써봤는데 정말 쓰는 필기감이 너무 좋습니다..
볼펜이나 싸인펜으로 느낄수 없는 필기감..

WR
2019-07-20 10:27:36

그쵸.. 한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Updated at 2019-07-20 10:29:19

저희 아버지께서 만년필 갖고싶어하시는데요
제가 직장이 생겨 첫 월급을 받으면 하나 사드리고 싶은데, 30-50만원 사이 만년필도 괜찮은가요..?? 이 가격대 만년필 브랜드나 모델 추천해주신다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WR
2019-07-20 10:31:38

 아버님 선물용 30~50만원대면 파커 만년필들이 괜찮습니다. 지금은 파커가 몽블랑 등에 비해 이름값이 약한데, 아버님 세대 때에는 브랜드 파워가 아주 좋았거든요. 아마 파커 듀오폴드면 가격대도 그렇고 성능도 그렇고 딱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쪽지로 생각하시는 가격대나 더 고려하시는 점들 말씀주시면 구매처라던가 더 자세히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9-07-20 14:33:44

아하 그렇군요
저도 파커라는 이름 들어본 것 같아요
나중에 자세한 사항 궁금해지면 쪽지 드리겠습니다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2019-07-20 10:37:00

예전에 만년필 입문하고 한참 이것저것 찾아봤을때 루키님의 글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그때는 카쿠노 한자루였는데 지금은 사파리,트위스비 에코,벡터가 추가되서 5자루나 되었네요

WR
2019-07-20 17:58:25

좋은 펜들 많이 들이셨네요^^ 

2019-07-20 10:57:50

저도 덕분에 이전에 올리신 글을 참고해서 이베이에서 여러 종류의 진하오를 구입하여 쓰고-선물하고 있습니다.

WR
2019-07-20 17:59:02

중국 펜들이 맛들이기 시작하면 끝이 없죠. 진하오가 괜찮으시면 penBBS 라고 한번 찾아보시면 또 이 브랜드도 어마어마합니다. 

Updated at 2019-07-20 11:21:26

안녕하세요. 이 글을 읽고 그 간에 연재하셨던 글들도 전부 찾아 읽었습니다. 만년필의 필기감이 궁금해졌습니다.

손글씨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볼펜은 싫고
플러스펜의 필기감을 좋아해서 필통에 플러스펜 뿐인데..
비슷한 필기감을 가진 만년필을 하나 마련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동안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WR
2019-07-20 18:00:08

 이제는 제가 플러스펜의 필감이 좀 가물가물한데... 예산이라던가 디자인이라던가 쪽지 주시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9-07-20 12:26:24

그동안 잘 일고 있었는데 만년필 관련 마지막 글이라니 웬지 아쉽네요^^
그동안 쓰신 글을 참조하여 저도 제 만년필 라이프를 풍요롭게 해 보고 싶네요. 그간 만년필 관련 좋은 글 감사합니다^^

WR
2019-07-20 18:00:56

말을 이렇게 했어도 또 이야기거리가 생각나면 만년필 관련 글로 찾아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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