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만년필 이야기 - 제 만년필들
안녕하세요.
항상 그때그때 써지는 주제들로 글을 쓰다보니 요 사이 시리즈 글들이 뜸했습니다. 그런데도 펀게에 올라온 만년필 관련 글에 제 글을 링크해주시는걸 보고.. 기억해주시는게 감사하기도 하고 마침 펜들 사진도 찍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어 글을 써보았습니다.
이미 만년필이 취미가 아니신 분들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는 정도의 내용으로는 글을 다 써버렸기에.. 제 펜들을 소개하는 이 글을 마지막으로 만년필 이야기는 더이상 쓰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혹시 펜에 대해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거나, 펜 추천이 필요하신 분들은 개인적으로 쪽지나 제 글에 댓글을 통해 말씀주시면 제가 아는 한에서는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수집형 취미(?) 들이 그렇듯, 만년필도 일단 두개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밖에서 보는 사람들 눈에는 다 수집이고 콜렉션인데, 만년필을 쓰는 사람들 안에서는 수집의 정의가 더 엄격해서 어느 정도가 아니면 컬렉션이라고 하질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제 스스로 만년필을 모은다거나,제 펜들을 컬렉션이라고 생각한다거나 하고 있지는 않은데... 개인적인 의미가 있는 펜들을 제외하고는 보관중인 펜들은 모두 실재로 사용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컨셉이 없이 제 마음에 드는 펜들만 들이고 있기도 하구요. 뭐.. 그렇게 말해도 이미 10자루도 넘기 때문에 다른분들 보시기엔 다 수집이고 컬렉션이겠지만요.
계속 펜을 들이고 내보내고 하고 있어서... 한 1년전 정도와만 비교해도 꽤 많이 바뀌었지만, 나름대로 그때그때 아끼는 펜들만 유지하면서 12구 파우치에 딱 들어가는, 12자루를 넘지 않으려고 노력중입니다.
요렇게 열두자루를 가지고 다닙니다. 조만간 두세자루 정도를 새로 들일 예정이기에 들이는 만큼은 이 중에서 내보낼 예정이지만..ㅜ 일단은 이렇습니다.
아래는 닙 떼샷입니다. 작은 닙부터 큰 닙 까지, 금 함량 말고는 아무 각인도 없는 민짜 닙부터 화려한 각인의 닙까지 다양하네요.
원래 한자루 한자루 소개를 드릴까 했습니다만, 그러다가는 길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제가 생각하는 펜들의 용도에 따라 뭉텅이로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아래 사진에 보시는 펜들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펜들입니다. 아무것도 모를 때 샀던 제 첫 만년필 (펠리칸 P200), 만년필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기 시작할 때 와이프가 생일선물로 사줬던 펜 (비스콘티 오페라 마스터.. 맨 오른쪽 펜인데 지금은 닙이 없네요. 조만간 닙을 새로 달아줄 예정입니다.), 제가 재료부터 디자인 요소들을 직접 결정하고 결혼기념일을 각인한 에디슨의 커스텀펜, 그리고 마지막으로 10여년 전에 대통령 장학금 수여식 차 청와대에 방문했을 때 받은 펜입니다.
그 다음은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펜들입니다. 저는 직업 특성상 필기를 굉장히 많이 하는데, 보존도 꽤 중요하기에 보존용 파란색 잉크들을 주로 사용합니다. 보존용 잉크들은 마르면 물로는 잘 닦이지 않아서, 오피스에서 병잉크를 사용하다가 손에 조금이라도 묻으면 꽤 난처해질 수 있기에 카트리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에서부터 완쳐 드림펜 (제가 직접 깎은 커스텀 닙), 세일러 킹오브펜 에보나이트, 파이로트 캡리스 블루 그라파이트 입니다.
마지막으로 미모를 담당하고 있는 한정판 펜들입니다. 오른쪽부터 오마스 360 루센스 한정판,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75주년 LE 149, 티발디 임페로 입니다. 다들 90년대에 만들어졌던 한정판들인데, 지금은 몽블랑 한자루 빼고는 가격을 떠나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친구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애정도 가장 큰 관계로 이 펜들에게는 지면을 조금 더 할당해주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바디가 가장 아름다운 티발디 임페로의 사진을 한장 더 보여드리면서 소개를 마칩니다. 사진을 밝은 곳에서 아무리 잘 찍어도 원래의 아름다움이 잘 표현되지를 않네요ㅜ 실재로 보면 심도가 있어서 사진보다도 훨씬 더 예쁩니다! 12각형 배럴에 저 파란색 전기가 펜 전체를 타고 흐르는 느낌이랄까요. 예 아무튼 이쁩니다.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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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보기만해도 좋네요~
손글씨 쓰는 것을 좋아해서 꼭 나중에 추천해주신 펜들을 써보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