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진학률과 대학교육에 대한 오해
아래에 올라온 글을 읽다가 댓글들에서 제가 알고 있던 것과 동떨어진 내용이 많은 공감을 받기에 그것을 정정하고자 간단하게 글을 올립니다.
미국은 공부 할 사람 안 할 사람을 중학교부터 걸러, 대학 안 갈 학생은 다른 길로 보낸다.
제가 직접 체험했고, 요즘도 몸소 느끼는 바와는 너무도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사실대로 쓰려고 합니다. 미국의 대학 진학률은 일본이나 독일과는 크게 다릅니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폭도 일본이나 독일보다 훨씬 좁습니다.
일단 미국의 대학진학률에 대한 국내 매스컴의 소개는 케이스에 따라 거두절미한 것들이 많아서 전적으로 신뢰할 것이 못됩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년 우리나라 고교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68.9%입니다. 대학진학률의 ‘대학’은 일반대학교를 비롯해 전문대, 산업대, 교대, 사관학교, 경찰대학 등을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고교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어떨까요? 가장 신뢰도가 높은 미국 노동부에서 발표한 공식 통계를 살펴보시겠습니다.
In October 2017, 66.7 percent of 2017 high school graduates age 16 to 24 were enrolled in colleges or universities, the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reported today. Among persons age 20 to 29 who received a bachelor's degree in 2017, 77.6 percent were employed.
https://www.bls.gov/news.release/hsgec.nr0.htm
2017년 10월 기준으로 미국 고교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은 66.7%입니다. 위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아주 자세한 설명이 나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정부의 공식통계를 살펴보면 두 나라의 대학진학률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약 5,181만 명이고 미국의 인구는 약 3억 2천만명입니다. 미국의 인구가 우리나라에 비해 6.15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학교 숫자는 일반대학교 189개, 전문대학 138개이고 거기에 사이버대학, 교육대학, 기술대학을 다 합치면 400개 정도 됩니다. 반면에 미국의 정부통계에 따르면 4년제 일반대학교가 3,011개이고 전문대학이 1,616개입니다. 이들을 합치면 4,627개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대학교는 우리나라보다 약 12배 정도가 많습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교해서 인구수는 6.2배가 안되지만 대학수는 12배가량입니다. 미국을 돌아다녀보면 한마디로 발로 차이는 게 대학입니다.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미국의 공식 통계입니다.)
https://nces.ed.gov/fastfacts/display.asp?id=84
지금부터 20년 전에 저는 매디슨에 있는 위스콘신대학교에 Visiting Assistant Professor(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제는 lecturer입니다)로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학위를 마친 사람들 다수가 지난 정부의 요직을 차지해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그 대학교입니다. 위스콘신대학교는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명문대학이지만 주립대학교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 수준에 너무 크게 실망을 해서 당장 미국을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주립대와 사립대의 차이점을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주립대학교는 그 인근에 살면서 세금을 낸 가정의 자녀에 대해서는 그 학생이 우수하지 않아도 웬만해서 입학을 거절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학생들은 resident fee라고 해서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싼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위스콘신 주에만 주립대학교가 거의 열 개 가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제공하는 교육위 질은 학생들의 수준에 비해서 훨씬 우수합니다. 입학은 쉽고 졸업은 어렵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특히 흑인은 대학교에 진학할 때 각종 우대를 받습니다. 그런데 졸업하는 기준은 똑같기 때문에 중도 탈락률이 아주 높습니다.
위스콘신대학교에 진학한 고등학생은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고등학생보다 훨씬 낮은 커리큘럼을 수료하고 온 학생들이었습니다. 그곳 고등학교에서는 난이도가 낮은 것을 오래오래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한 분야에서 학생들 스스로가 난이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사인, 코사인을 접해본 적도 없는 학생이 셰익스피어 고전을 줄줄이 외우는 걸 제가 겪어보고 놀란 적도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지적 수준에서 미국의 고등학생은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많이 떨어지지만 교과과정 중에서 자신 있는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이야기하라면 아마 그들이 훨씬 앞설 겁니다. 그렇게 고등학교에서 선택적으로 과목을 수강한 미국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우리나라와 달리 전공보다 교양과목 위주의 수업을 받습니다. 전공 공부는 주로 대학원에서 이뤄집니다. 학부 전공과 무관하게 대학원 전공을 택하는 학생도 많습니다. 그게 미국의 교육 커리큘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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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최상위권 애들 모인 고등학교에서 경쟁해봤는데 한국이랑 별다를거 없더군요. 밤새서 공부하고, 의사, 교수 쫓아다니면서 연구, 섀도잉 등등... 거기다 고등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대기업 인턴까지 시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