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저 지금 놀랐습니다..(뻘글)
내일 새벽 일찍 귀성길에 올라야하기에 일찍 자려했는데 너무 배가고파서 집 앞 김밥천국에 왔습니다.
들어와서 라볶이랑 김밥 주문하고 앉아있는데 제 옆옆 테이블에서 농구얘기를 하시는겁니다.
워낙 가게 내부가 조용하고 손님들도 없어서(저 포함 3테이블) 다른 손님들이 얘기하시는게 들리더라구요.
앞에 내용은 듣진 못했지만
대뜸 "그러니까 웨스트브룩이 문제라니까?"
라고 하시는겁니다.
슬쩍 옆을 봤더니 저희 아버지랑 비슷한 연배로 보이시는 두 분이 계시더라구요.
한 분은 시카고 불스 후드티를 입고 계셨고 다른 한 분은 그냥 트레이닝복 입고 계셨습니다.
그 후로 쭉 얘기하시는 내용이 대충 요약하자면
썬더는 서브룩이 문제다, 앤써니가 나간 이유는 서브룩이다, 하든이 만약 지금까지 썬더 있었어도 우승은 못했을거다.
다른 한 분의 주장은
썬더는 서브룩 없었음 진작에 탱킹팀이다, 앤써니는 이젠 내려올때 된 거고 인정좀해라!
대충 이랬습니다..
사실여부를 떠나 그냥 친구끼리 편하게 얘기하셨던 것 같습니다^^
쭉 듣다보니 대화의 주 내용은 앤써니에 대해 얘기하시고 계셨던거고 썬더에서의 앤써니 입지에 대하여 토론하시더라구요.
한 분은 멜로를 쉴드, 한 분은 쉴드없이 디스!
뭐 친구끼리 이런 얘기는 너무 평범하지 않습니까?
호날두가 위냐 메시가 위냐, 르브론이 아직 정점이냐 듀란트가 제쳤냐 등등.
얼마든지 얘기 가능한 주제들인데
제가 놀랐던건
50대 중후반으로 보이시는 두 분들이 제가 친구들과 평소 얘기하는 주제들로 대화를 나누시는게 너무 신기하더라구요..
참고로 저희 아버지는 nba라면 조던 밖에 모르십니다..
취미,관심사에 있어서 나이가 무슨 상관이겠냐만, 아무리 그래도 아버지 뻘로 보이시는 분들이 그런 대화 하시고 계시는게 농구팬인 입장에서 신기하고 보기 참 좋았습니다.
다음으로 든 생각이, 나이가 있어도 공통관심사를 가지고 편하게 의견 공유하며 재미나게 지낼 친구가 있다는게 한편으론 멋있기도 하고 과연 저도 아버지 나이가 되면 형식적인 모임,회사 회식이 아닌 진정 친구가 얼마나 남아있을지도 문득 궁금해지고..
별 일 아닌데도 여러 생각이 났었네요.
라볶이를 다 먹을때까지 귀는 계속 그 분들의 대화에 경청하고 있었습니다
추석연휴 모두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글쓰기 |
엉클드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