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을 안고 살고 있습니다.
3년전, 간암으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결혼 3년차였고 아내는 만삭이었죠.
태어나면서 부터 지니고 있던 폭탄이 하필 인생의 가장 중요하고 행복해야 할 시기에 터지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이 조기에 발견해서 복강경으로 수술했고 부위도 좋아서 전이나 재발의 위험도 적을 것이라 했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났습니다. 5년간 재발이 없으면 완치라 보기에 이제 절반을 넘었다 싶었는데 얼마전 검사에서
재발의 가능성이 보인다 하네요. MRI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피검사 수치로만 의심이 되는 수준이라 확실한것은
아니지만 꽤 가능성이 있다 합니다. 만약 재발이 맞다 할지라도 MRI에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작은 초기이기
때문에 시술만으로도 치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저는 참 불안합니다.
참 얄궂은것이, 불과 1주일전에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또 암이 생길 위험에 처했네요. 어째서 행복과 불행은 같이 오는 걸까요?
첫째때도 그랬지만 둘째가 태어나니 더 불안합니다. 당장이야 작은 시술로 암을 치료하고, 또 앞으로 관리를 받으며 살펴보겠지만, 결국 언젠가는 내가 이 병으로 인해 죽을 수 있겠구나 하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아직 아이들은 너무 어리고 아내에겐 저밖에 없는데 제가 곁에 오랫동안 있어주지 못할까 무섭습니다.
이 폭탄이, 이번에 제거한다 한들 언제 또 터질지, 얼마나 크게 터질지 불안합니다.
몹쓸병을 물려준 부모님이 원망스럽기까지 하고, 이럴 줄 알았으면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 만은 없겠지요. 남은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동안 가족들에게, 그리고 이 세상에 제 흔적을 최대한 깊고 크게 남길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내야겠습니다.
다들 부디, 부디 건강하십시오.
* 격려와 위로의 말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사실 어찌보면 최악은 피할 수 있는 긍정적인 상황인데 비가와서
그런지 센티해져서 두서없이 글을 써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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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글 잘 봤습니다
진단결과 별일 없으시길 기원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잘 관리되길 바랍니다
노력하실수록 아빠가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지 아이들과 부인분께도 전달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요
다양한 글 남겨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