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기
흠 30대 중후반이란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는데요. 결혼도 나이가 중요한게 아니라 연차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1년차 루키는 루키더군요.
암튼 후기입니다. (음씀체, 독백체로 씀을 이해해주십시오. 자전적이라 그렇습니다.)
1. 결혼은 군대보다 빡세다.
- 군대는 계급으로 정리가 되는데, 결혼은 사사건건 이건 왜 내가 해야 하느냐? 이건 안 하면 안 되냐? 이건 꼭 해야 한다. 이런건 왜 남성이 / 여성이 해야 하느냐?와 같은 논쟁의 퐈이아가 끝이 없는 혼돈의 헬이라 보시면 됩니다. 연애 할 때야 서로 사랑만 잘 하면 되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이러한 옳고 그름의 문제로 인해 어느세 사랑은 사라지고 적과의 동침이 시작됩니다..... 전쟁의 서막... 끝없는 말꼬리 잡는 싸움... 매냐의 댓글퐈이아가 매일 매일 집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기에 시부모, 처가댁 까지 가세한.... 끝없는 주도권과 권력과 암투와 누가 잘났냐의 싸움... 혼자 살 때는 안락했던 집이 결혼한 뒤에는 전쟁터로...
"내 인생 최대의 적을 만났습니다. 아내입니다..."
2. 정답은 없다.
- 정답은 없습니다. 그저 3~40년 서로 다른 환경과 서로 다른 가치관의 대립만 있을뿐... 둘 다 옳죠. 문제는 둘 다 부모 밑에서 귀하게 편하게 살다가 이제는 스스로 다 해야 한다는 것... 여기에 아이까지 태어나면...? 우헤햫해ㅓ매ㅓ애랴ㅐ....
3. 내 시간과 공간이 사라진다.
- 예를들어 제 와이프는 아침 7시에 출근을 합니다. 지난 12년을 그렇게 출근하다보니 아침형 인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야행성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일찍 자봐야 12시입니다. 근데 와이프는 9시만 되면 슬슬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혼 초기라 예민합니다. 임신을 한건지 매일 잠만 자요. 아직 신혼이라 각방도 없다보니 와이프가 잠자기 모드로 돌입하면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방 한구석에 어둠속에서 혼자 살금살금... 혹여나 잠을 방해하면 바로 민원들어오죠... 그리고 같이 살면서 개인플레이는 금물입니다. 뭐라도 개인적인 걸 하면 다 댓가가 따릅니다. 와이프가나중에 내가 필요할 때 내 게인플레이를 기억했다가 조짠하게 복수에 사용하죠... 이건 시작일 뿐... 아이가 태어나면 그 땐... 우헤햫해ㅓ매ㅓ애랴ㅐ....
이건 빙산에 일각일 뿐이죠. 지면이 모자라 다 적지도 못합니다. 아무리 서로 사랑하는 천생연분 원앙이 만났어도 결혼하면 전쟁이 터지는 건 너무 당연해 보입니다.
울지 않는 새를 어쩔 것이냐?
오다 노부나가 : "죽여버린다."
토요토미 히데요시 : "구슬려서 울게 만든다."
도구가와 이에야스 : "울 때까지 기다린다."
결혼 초기 : 너가 안 울어? 내가 말한데로 울라고!!! 어디 안 우나 보자. 내가 누군지 알어? 대판 싸우며 암투가 극에 달한다.
좀 지나면 : 요령 것 잘 속이고 타일러서... 그러나 그것도 일시적임. 결국 제자리... 지친다...
좀 지나면 : 울던지 말던지... 에효... 너 마음데로 해라...
좀 더 지나면 : 에효... 이럴려고 결혼했나... 괴롭고.... 쩝...
좀 더 더 지나면 : 집에 가기 싫다.... 야근이나 하자. 집 보다 야근이 더 편해. 근데 길 가는 여자얘들은 왜 다 예쁘냐....
결국 고민 고민.. 위기 위기... "내 거친 생각구아아아~ 불안한 눈빛구아아아아.."
그러다 혼자 기회가 되어 다시 부모집에 컴백. 부모를 뵙자 드는 생각...
"아.. 난 저 분들에게 어떤 악마였을까? 저 분들은 30년 넘게 울지 않던 나를 어떻게 상대 하셨을까?"
결론 : "그냥 나를 위해 죽으셨구나...."
다시 신혼집 문 앞에 선 나... 깊은 숨을 들이마신 후...
"그냥 죽자.... 내가 품자... 내가 감당하자..."
이후 와이프가 나를 향해 창을 던지면 그냥 맞음. 전에는 다시 집어 던졌음. 그러면 더 강한 창이 다시 10개가 날라왔음. 그러나 이제 그냥 맞으니 그 다음에 날라오는 창이 매우 소프트 해짐.
"찌르니 속이 편해지더냐? 얼마든지 찔러라. 내가 너의 샌드백이 되어줄께... 난 너를 위해 죽어줄수 있어..."
사실 맞자고 맞으니 별로 아프지도 않음.
집안 일... 그냥 내가 다 함. 솔선수범 희생정신 등등... you name it. 그냥 내가 다 한다.
난 보살이다... 예수님이다. 와이프를 대하는 내 눈빛과 태도... "사는게 힘들지? 내게 기대... 내가 다 품어줄께..."
근데 이상하게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위엄이 내게서 나옴을 느낌.... 와이프도 쫄은 것 같음... 하긴 남자의 비장한 눈빛에서 뭔가를 느꼈겠지...
조금 날짜이 지난 후...
일어나 아침상을 차리는 와이프... 웬일로 시키지도 않은 청소도 하더라... 지도 그동안 미안했겠지.... 으이구... 내가 먼저 져주니 이제 내가 원수가 아닌 다시 남편으로 보이더냐?
울지 않는 새는 앞에서 내가 먼저 울어주면 울더군요...
제발 이 평화가 오래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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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잠이 많아지고 피곤해하면 임신일 경우가 많더군요. 저도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