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첫 사랑을 만났네요.
너무 사랑했지만 군대에서 헤어진 후 한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이였네요.
여자친구이기 전에 참 마음이 잘 맞는 소울메이트였어서 못 만난다는 게 참 안타까웠었죠.
그러던 차에 8년 만에 연락이 왔고 한번 보기로 했어요. 자기가 받았던 편지도 가지고 나오겠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전역하면 주고 받았던 편지 읽으면서 예전을 추억하자고 약속했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해보자고요.
군대를 기다리다가 헤어졌던 관계여서 편지가 참 많았거든요.
카페에 둘이 앉아서 편지를 보는데 20대 초반 저의 글씨에 벌써 울컥하더군요. 오글거리는 말투와 미사여구가 많았지만 오히려 지금의 저보다 많이 순수하고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었더라구요.'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라는 영화처럼 21살의 저를 만난 기분이었어요.
사료처럼 2009년에 함께했던 일들이 편지에 기록되어 있는데 왜 그리 아련하고 벅차오르는지... 서로 눈물 나는 걸 겨우 참았네요. 그 친구도 굉장히 여러번 돌려봤던 편지지만 저랑 헤어지고는 처음 읽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한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어요. 10년 후에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옆엔 네가 있을까? 우리는 꿈을 이뤘을까? 10년 후에도 이 편지를 보면서 추억하는 날이 올까? 이 부분을 읽는데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둘 다 고개 떨구고 청승맞게 몇 분 울었던 것 같네요.
그러면서 자신이 가장 빛나던 시기에 저를 만나서 너무 행운이었고 평생 남을 기억들을 선물해줘서 고맙대요..
그리고 이런 저런 요즘 얘기하다가 헤어졌습니다.
너무 바쁘고 무미건조한 삶 속에서 잠시 시간여행을 하고 온 기분이었네요. 밤 중에 감성이 폭발해서 두서없이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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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쯤.. 비슷한 경험을 했어서 그런가 엄청 마음에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