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너무 좋아 고민이신 분들께 추천하는 영화, 피에타
<img src="https://cdn.mania.kr/nbamania/g2/data/cheditor5/1702/view_thumbnail/mania-done-7b03c700506f7d3d4fa8d9e138af4b21_20170221210426_axpudjid.jpg" alt="1487678659591.jpeg" id="image_0.18761165696196258"></div><br>
나온지 꽤 된 건데 어제서야 보게되었습니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들은 맥주에 땅콩 집어먹듯 그렇게 간단,편하게 손이 가는 타입은 아니에요.
같은 잔인한 씬들의 향연이라도 이게 슬래셔 무비라면 피가 튀기든 말든 스크린 너머 안락한 의자에 앉아있는 나님의 포근함 만끽하면서 '2시간 참 잘 보냈네' 하겠지만 이건 그런 게 아니니까.
그의 작품들은 개인의 심리 차원에 호소하는 공포가 아닌 시대의 상처와 고름을 거칠게 까보인 후, 우리로 하여금 목격하게 하고 불편하게 만들어요.
당연히 영화감상의 묘미 중 '즐거움'이라는 요소 챙겨갈 기대는 접고 들어갔어요.
<br><div style="text-align: center;"><img src="https://cdn.mania.kr/nbamania/g2/data/cheditor5/1702/mania-done-7b03c700506f7d3d4fa8d9e138af4b21_20170221210806_mfwrkzjr.jpg" alt="30000096021_700.jpg"></div><br>영화 내내 선명하고 친절한 상징들과 종교적 색채에 눈과 마음이 쉴 틈이 없었는데
역시 메인테마는 남자 주인공 '이강도'라는 인물 그 자체입니다.
<나쁜남자>의 조재현은 이 사람에 비하면 가가멜 수준이에요.
사회의 최하층민들을 상대로 피와 살을 착취하고 다니는 자본주의의 악랄한 도구이자 피해자.
그렇게 해서 잘 사는 것도 아니고, 허름하고 더러운 집에서 짐승처럼 지내는.
자학도 아니고 그냥 기계적으로 소모되어가는 인생.
영화 처음부터 주인공을 따라다니며 잡아주는 더럽고 위태롭고 불쾌한 장면들의 향연을 보면서 느꼈던 '이 영화 쎄다' 라는 직감은,
30년만에 찾아 온 엄마 (조민수)의 등장으로 전환이 이루어지려나하며 잠시 흔들렸지만 아들의 집을 노크하는 손이, 거친 설거지가 말합니다.
나는 평범한 엄마가 아니라고.
하지만 저는 이런 영화의 반전을 일찍 캐치하는 센스 따위 없기에 강도의 어머니 강간장면을 거의 견뎌내듯이 보았습니다.
<br><div style="text-align: center;"><img src="https://cdn.mania.kr/nbamania/g2/data/cheditor5/1702/view_thumbnail/mania-done-7b03c700506f7d3d4fa8d9e138af4b21_20170221210852_tnktetbj.jpg" alt="10.jpg" id="image_0.6516982635948807"></div><br>세상에 이런 캐릭터는 듣도 보도 못했어요.
초반엔 그가 저지르고 다니는 인간말종의 행위들을 보면서 느낀 분노와 경멸의 수위가 힘들었고
엄마가 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하려했을 쯤엔 속으로 '아씨, 내가 이제부터 쟤를 걱정해야하네' 때문에 화가 났어요.
고이 살려두었던 장어를 구워 먹는 엄마의 모습에 상처받은 아이의 얼굴을 하며 나가고,
밖에서는 약자들 영혼을 끝까지 유린하는 두 가지의 모습에서 무얼 느껴야 할런지 몰랐어요.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애착'이라는 감정.
가짜엄마 아니었으면 평생 의지하는 법이나 정신적인 평온함 같은 건 모른 채 살아갈 운명이었겠죠.
<br><div style="text-align: center;"><img src="https://cdn.mania.kr/nbamania/g2/data/cheditor5/1702/view_thumbnail/mania-done-7b03c700506f7d3d4fa8d9e138af4b21_20170221211218_hxopkrrr.jpg" alt="pieta3.jpg"></div><br>이정진의 연기력에 대한 지적들이 있었던데 저 역시 초반엔 잘 아는 배우도 아니고
'눈에 언더아이라인 해가지고 대사를 왜 저렇게 일자로 치지?' 했는데
툭툭 끊어서 내뱉고 소리 치고 하는 모습들이 소통과 대화를 추구하지 못하고 즉각즉각 자기 감정을 드러내야하는 아이의 모습으로 보여 그 연기가 싫지 않았어요.
엄마역을 한 조민수씨는 참 좋아하는 배우에요.
멜로가 되시는 분.
데카당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지닌 마스크와 헤어스타일링은 '피에타'라는 묵직한 성스러움과도 잘어울렸어요.
쉽지 않은 연기였을 거 같아요.
내자식 죽인 복수를 계획하고 칼을 갈고 갔는데 애 사는 꼬라지 보고 흔들리는 연기라니.
죽은 아들의 곁으로 갈 결심을 하기 전에 차가운 얼음 바닥에 맨발로 서서 서성이는 모습은
그녀가 복수와 용서 사이의 감정에서 얼마나 번민했나를 보여주는 장면인 거 같네요.
아들의 몽정을 손으로 도와준 후에 복잡한 표정을 했던 것도,
처음 느끼는 엄마의 포근함에 아이처럼 가슴팍으로 파고드는 걸 매몰차게 뿌리쳤을 때도요.
<br><div style="text-align: center;"><img src="https://cdn.mania.kr/nbamania/g2/data/cheditor5/1702/mania-done-7b03c700506f7d3d4fa8d9e138af4b21_20170221211027_dmtfeldr.jpg" alt="Pieta.2012.720p.HDRip.H264.AAC-Playy.mp4_20121019_235413.780.jpg"></div><br>픽션이긴 하지만 세상에 저런 곳이 있나 했는데 우리나라의 중심 중의 중심인 청계천이었다는 사실은 가짜엄마보다 더 반전이고
하나같이 안습인 등장인물들은 보기 싫지만 봐야하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하는 주변의 이웃들입니다.
불구가 되어 구걸하는 사람, 팔이 잘려 모든 걸 놔버리고 알콜중독자가 된 남편이 있고 그를 먹여 살리려 새벽같이 트럭을 몰고 나가는 아내가,처음부터 돈 갚을 생각 없었다며 그냥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미학적 아름다움이나 새로운 것들을 상상,창조하는 예술작업들도 멋있지만
너무나 통속적이어서 우리가 쉽게들 말하는,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복수,모성,속죄,용서,자본주의와 같은 관념들을 투박하지만 직설적으로 파고드는 '작업'으로서의 가치를 느끼게 돼요.
<br><div style="text-align: center;"><img src="https://cdn.mania.kr/nbamania/g2/data/cheditor5/1702/mania-done-7b03c700506f7d3d4fa8d9e138af4b21_20170221211418_jwkdeijs.jpg" alt="Pieta.2012.x264.DTS-WAF.mp4_20140926_221401.187.jpg"></div><br>어젯밤에 보고 아침에 나오면서도 ost를 들었는데 아직까지 여운이 가시질 않네요.
그의 작품은 늘 좀 이런 식인 거 같아요.
엔딩을 보면서 젖어드는 완성도가 있어요.
영화에 소유욕을 느껴보는 경험이 오랜만이에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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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는 여러 이야기들이 나서 본적은 있는데, 극의 내용에서 사실 딱히 흠 잡기는 커녕 잘 보았습니다.
노래 : 베냐미노 질리 (Beniamino Gigli, 1890.3.20 ~ 1957.11.30)
Pieta Signore !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괴로움 속의 저에게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저의 기도가 당신께 다달을 때, 날 엄히 벌하지 마소서
meno severi, clementi ognora, volgi tuoi sguardi
덜 엄하고, 항상 인자한, 눈길을 저에게 주소서
sopra di me, sopra di me.
non fia mai, ----
제 위에
che nell''inferno sia dannato nel fuoco eterno dal tuo rigor.
당신의 엄한, 영원한 지옥의 불속에 벌하지 마소서
gran Dio, giammai!
주여, 없게 하소서
sia dannato nel fuoco eterno dal tuo rigor. ... (Fine)
Pieta signore. signor pieta,,, di me dolente.
se a te giunge il mio pregare il mio pregar....
meno severi clementi ognora volgi tuoi sguardi
Deh volgi sguardi su me signor........... (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