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 게시판 이야기
펀 게시판의 글을 꾸준히 열람해 온 회원분들은 아시겠지만 저곳은 참으로 다양한 유머글들이 올라오는 곳입니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이들의 감동적인 사연,
이루지 못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귀여운 동물 움짤들, 엉뚱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들,
유익한 정보글도 종종 보이고
매력적인 연예인의 사진들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죠.
스포츠 스타의 프로필을 흥미롭게 재구성해 연재해주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참 다양한 컨텐츠의 글들을 올려주시고 댓글로 유쾌한 소통이 오고갑니다.
'펀게니까 어디 한 번 웃겨보시죠'하며 팔짱 낀 채로 심사하는 곳이 아닌 흥겨운 라운지 느낌.
저는 강아지 펄슨이라 고양이에게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평소에 고양이 글로 암시되는 제목들은 피하는 편이지만 늘 성공하는 건 아니에요.
어쩌다 고양이 글을 클릭해 아차 싶어도
'귀여워서 아파트 뽑고싶다' 류의 댓글을 보면 힝 웃고 나와버립니다.
몇년 전 친구들이 저를 이태원에서 잘 나가는 힙합클럽이라 데려간 곳에서 Snoop dogg의 What's My Name 이 나와 그 클래식한 올드스쿨 비트와 제가 조화를 한창 이루었을 무렵
다음 곡이 Cha Cha -Slide 여서 바로 스테이지를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대는 그곳을 매주 그 클럽을 오는 것으로 추정되는(한마디로 한 두번 맞춰 본 솜씨가 아닌) 여성들의 군무로 시선들이 채워졌는데
저희는 '뭐지,이 미친 선곡이?' 하며 실소했지만
이내 진심으로 즐기는 그들의 모습에 같이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나요.
고양이도 마찬가지에요.
그분들이 거기 모여 고양이를 이뻐하는 게 누군가의 기분을 나쁘게 할 일은 아니니까 문제가 안됩니다.
취향 차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의미에서요.
하지만 아이돌 여성이 정글에서 갈증이 나 코코넛 쥬스를 받아마시는 순수한 모습의 움짤이
섹슈얼 판타지의 소재로 해석되어 소모된다거나,
바디핏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나왔다 해서
대낮에 길거리에서 불쾌한 시선을 받아야하는 일반인 여성의 모습, 또 그게 당연한 것 처럼 다뤄지는 것은 불쾌합니다.
생각을 해보세요.
온라인이니까 이 정도지 오프라인에서 어떤 여성이 우유를 마시고 있는데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아...난 썩었어,흐흡' 하는 시츄에이션이 가당키나하냐 이거에요.
물론 성적인 농담 재밌고 저도 해요. 하지만 이 경우는 아니에요.
대다수의 회원분들은 이러한 지적이 해당이 되지않는 사항이고(조회수를 고려했을 때)
개인이 체감하기엔 한 두마디 씩 툭툭 던지는 거고, 웃자는 의도외의 악의는 절대 없을 작성자분들,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며 발화의 불씨를 제거해주시는 운영스텝분들께 불쾌한 내용의 글이 될 수 있을까 망설였지만
블랙박스 사고 영상이 잔인하다면 심약자를 고려해 올리지 않는 것 처럼
남녀노소가 열람하는 공개 게시판이고,누군가 불쾌하고 상처받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한번 쯤 해보는 것도 의미있지않을까 싶어 긴 글을 적어봤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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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옳으신 말씀 인거 같아요. 아재개그가 눈쌀 찌푸려지는 사진보다 났다더니, 아재개그가보기 힘들다더니 하는거보는 개인의 취향이지 항의 할 내용은 아닌거 같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