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사람과 '이거'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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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3 14:37:06
매니아에 글 쓰고픈 주제는 많지만 필력도 없을 뿐더러 괜한 테마를 소재로 썼다가는
삭제하고픈 글이 될까봐 주저하다가 아는 형님께서 해주신 조언이 느끼는 바가 커서 이렇게
올려봅니다. 내용은 짧습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인사팀에 다니는 A라는 형님이 계십니다. 결혼하신지 10년이 넘으셨고
형수님은 중학교 교사이십니다.
어느 날 같이 있는데 형수님과 조용하게 전화를 하시고 끊으시더니 저에게
'넌 결혼할 여자를 뭘보고 선택할꺼야?'라고 대뜸 물어보시더라구요.
결혼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인 저로써는 평소에 이런 생각을 자주 해왔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가치관'이라고 답했습니다.(이 형님의 답은 가치관이 아니었지만 오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A:"가치관?? 가치관 좋지... 근데 결혼하기 전에 꼭 해봐야할 것이 있어... 내 후배들에게도 종종 조언하는건데..."
내일:"네?? 그게 뭔데요??"
A:"바로 '싸움'이야... 연애할때는 서로 사랑하니까 모든게 좋아보이고 이해가 되는데 막상 결혼해서 한 집에 살다보면 그게 아니거든... 연애할때 많이 싸워보고 의견을 대립했을때 어떻게 푸느냐가 중요해... 싸움과 갈등이 단순히 감정적인 충돌로 끝나느냐, 아니면 뭔가 반성과 건설적인 생각으로 이어지느냐가 정말 다르거든... 특히 연애가 아닌 결혼은..."
내일:"아~ 그렇군요... 저도 전 여친이랑 많이 싸웠지만 한 쪽의 의견 차이를 줄이기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솔직히 사귀면서 안 싸울 수는 없었고, 저 역시도 단순한 감정충돌보다는 반성의 기회로 삼고자
노력하는 연애관이지만 전 여친과의 의견차이를 줄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전 여친과 헤어짐의 원인으로 삼은 것 중에 하나도 이것이죠...
나는 여친의 바람과 요구에 들어줘야하는 입장.
전 여친은 나의 그런 노력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자기가 원하는 이상형을 추구하는 입장.
그녀는 나를 자신의 이상형으로 만들고자 했었고, 제가 뜻하는대로 잘 안되자 자기도 마음에 안 들고
성에 차지 않았는지, 점점 사랑은 권태로 빠져들었고 저희는 이별을 했어야만 했습니다.
어떤 연애를 해야할지, 어떤 여자를 만나야할지
A형님의 조언과 제 경험이 상당부분 겹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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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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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네요.
사람의 인성이나 가치관은 위기에 처했을 때 어려움에 처했을 때 비로소 나오는 법이죠.
그리고 오래 봤고 알았다고 해서 결코 그 사람의 전부를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인간관계는 이해와 반성에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