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 않은(?) 새로운 친구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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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9 08:46:26
아마도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고령의(?) 새로운 친구가 아닐까 싶네요.
사실 친구라고 감히 부를 수 있을만한 연배가 아니지만,
저는 그 분의 친구가 되어드리고 싶어서요.
얼마 전 파리에서 카페를 갔는데,
앞자리에 할아버지 한 분께서 앉아계시더라구요.
불어를 많이 쓰고 싶어하는 마음을 항상 갖고있는지라,
자연스레 먼저 인사를 건냈고 할아버지와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무슨 공부하냐, 어디서 공부하냐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할아버지께서 제가 다니는 학교를 졸업하셨다는 사실을 말씀해주시더군요.
무려 52학번.. 나이를 계산해보니 올해로 83세를 맞으셨더라구요.
오랜만에 학교 이야기도 나누고 신기해하시면서 마지막에 제 연락처를 요구하시길래
이름과 함께 적어드렸는데, 어제 연락이 오셔서 오늘 다시 만났습니다.
아직 능숙하지 않은 제 불어를 천천히 기다려주시고, 다시 고쳐주시고..
정말 새로운 할아버지 친구(?)와 함께 모처럼 즐거운 일요일을 보냈습니다.
알고보니 정부기관에서 근무하셨던 고위직 공무원이셨어요.
게다가 제가 취미로 플룻을 연주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다음 주에 본인이랑 친한 플루티스트를 집으로 초대했다고
할 줄 아는건 거의 없지만..
이것 저것 끄적이다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사람 인연이라는게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친가, 외가 할아버지가 모두 돌아가신지 몇 년이 지났는데
새로운 할아버지가 프랑스에서 나타나시니 더욱 마음이 가는 것 같습니다.
파리는 이제 많이 쌀쌀하다못해 춥습니다.
모두 활기찬 한 주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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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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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뛰어 넘는 공감이군요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