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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이색기록] 1. 불명예 3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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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5-17 17:31:39

  앞으로 틈틈히 시리즈 물로 F1 역사상 가장 재미있고 이색적이었던 기록 몇가지를 추려서 꾸며볼까 합니다.

 원문은 2016년 F1에 올라온 기사이며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기록을 재조정 했습니다.

 그러면 첫 편으로 단 한번의 레이스로 F1 역사에 이름을 남긴 한스 헤이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https://www.formula1.com/…

 

 한스 헤이어?

 

 

 한스 헤이어 (Hans Heyer) 는 1943년 생의 독일 출신 드라이버입니다. 헤이어의 아버지는 역청과 콘크리트를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헤이어는 어릴적 아데나우에 있는 기숙학교를 다니면서 레이싱과 자동차 엔지니어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그는 다임러-벤츠에 견습생으로 들어가 1962년까지 경력을 쌓게 됩니다.

 헤이어가 레이스를 시작한건 1959년으로 독일에서는 16살 이하는 레이스가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네덜란드의 카트 레이싱에서 드라이버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1962년 네덜란드 카트 챔피언십 100cc 부분에서 챔피언에 오른 그는 이듬해에는 125cc에서 챔피언을 차지했고 드라이버 라이센스가 문제가 되었지만 독일로 무대를 옮겨 포뮬러 K에서 1965 시즌부터 2년 연속 3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습니다.

 1969년부터는 프랑스의 브리놀스(Brignoles) 24시간 클래식에 참가하며 3년 동안 두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1974년에는 독일의 작스피드(Zakspeed) 팀 소속으로 유러피언 투어링 카 챔피언십에 참가해 그룹 2에서 챔피언을 차지했고 DRM (Deutsche Rennsport Meisterschaft)에도 참가해 75년과 76년 챔피언을 차지했습니다.

 1976년 헤이어는 유러피언 F2에 처음으로 참가했는데 호켄하임링에서 6위와 예선 탈락을 겪으며 그저 그런 성적을 남겼습니다.

 

 ATS

 

 그렇게 F1과 관련없는 커리어를 보내고 있던 헤이어에게 손을 내민 팀이 있었는데 1977년 창단한 독일의 ATS (Auto Technisches Spezialzubehör) 팀이었습니다. (1977 ~ 1984) 

 이 팀은 창단 첫 해 펜스키의 PC4 섀시에 코스워스 DFV 엔진을 싣고 F1에 참가했는데 팀의 드라이버로는 장-피에르 자리에 (Jean-Pierre Jarrier) 가 유일했습니다. 팀에서는 두번째 드라이버를 물색하던 중 헤이어를 발견하고 시즌 11번째 레이스였던 독일 그랑프리에 그를 데뷔시켰습니다.

 

 퀄리파잉

 

 그렇게 헤이어는 단 두번의 포뮬러 레이스를 경험하고 F1에 데뷔했지만 포뮬러 레이스는 그에게 낯설었고 신생팀인 ATS의 전력도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퀄리파잉에서 1:57:58을 기록하며 폴포지션인 조디 쉑터에 4.51초 차이로 27위에 머물렀습니다. 그 때문에 24위까지 통과하는 퀄리파잉에서 탈락하며 데뷔전을 이대로 마치는듯 싶었습니다.

 

 레이스

 

 당시 F1 규정에서는 퀄리파잉을 통과한 드라이버가 레이스를 시작하지 못할 경우 퀄리파잉에서 탈락한 드라이버들이 탈락순으로 대기 순서를 받아 레이스에 참가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헤이어는 패트릭 니브 (Patrick Neve, 윌리엄스 팀의 창단 멤버), 에밀리오 데 빌로타 (Emilio de Villota)에 이어 3번째 순서였습니다.

 그래서 헤이어는 혹시라도 대기 순서가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레이스 당일 차고에 나와 참가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문제가 생긴 드라이버는 아무도 없었고 출발 신호가 들어오며 레이스는 시작되었습니다.

 홈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레이스에 참가하지 못해서 조바심이 난 그는 결국,

 

 "에라 모르겠다. 그냥 나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레이스카에 올라탔고 어찌된 영문인지 ATS 팀의 크루들도 차에 시동을 걸어주며 헤이어는 피트를 빠져 나왔습니다.

 그 때 마침 알란 존스 (Alan Jones)와 클레이 레가초니 (Clay Regazzoni)가 충돌하며 서킷이 혼란해졌고 오피셜들은 이 사고에 신경쓰느라 헤이어가 레이스에 참가한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사고가 수습되고 레이스가 계속되었지만 그는 마치 원래 출발 그리드에 있던것 처럼 자연스럽게 달렸습니다. 

 여기까지는 원하는대로 흘러갔지만 9랩을 지나고 나서 기어박스에 문제가 생기면서 헤이어는 피트로 들어와 리타이어하고 말았습니다.

 

 이러면 어떻게?

 

 나중에 이 사실을 알아차린 심판진과 오피셜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부정 출발이지만 어찌되었던 레이스를 소화했기 때문에 기록은 남겨져야 했습니다.

 결국 헤이어에게는 부정한 방법으로 레이스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DSQ (Disqualified, 실격) 가 주어졌고 레이스를 마치지 못한 것은 맞았기 때문에 DNF (Did not Finished, 완주못함) 도 추가되었습니다.

 그 결과 헤이어는 독일 그랑프리에서 DNQ (Did not qualified, 예선 탈락), DSQ, DNF 를 모두 기록하며 F1 역사상 한 그랑프리에서 이 3가지를 모두 기록한 유일한 드라이버로 이름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후 헤이어는..

 

 아쉽게도 헤이어의 F1 경력은 이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그의 자리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한스 바인더 (Hans Binder) 가 차지했고 헤이어는 F1을 떠나 자신이 달렸던 DRM 으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헤이어는 꾸준히 투어링카 커리어를 이어나갔고 1984년 세브링 12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포르쉐 935를 몰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스파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3번의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잠시 가업이었던 콘크리트 공장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1994년과 95년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레이스에 참가하며 드라이버로 복귀했고 2004년에는 그의 1000번째 레이스를 기념하기 위해 ADAC 폭스바겐 폴로컵에서 현역 드라이버들과 레이스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그의 아들인 케네스 헤이어 (Kenneth Heyer) 도 드라이버로 2017 시즌 블랑팡 (Blancpain) GT 시리즈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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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0-05-19 13:56:09

예선탈락하고 그냥 출전을 강행한것도 재밌는데
탈락분야의 로열로드를 완성하신 분이군요

WR
1
2020-05-19 20:04:00

 생각치도 못한 경우라 오피셜들이 머리 아팠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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