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NBA-Talk
/ / / /
Xpert

(삼국지 주의) 설원결의

 
70
  4880
Updated at 2022-01-25 20:03:12

...(전략)
오할의 승률이 백척간두에 놓인 미네소타의 태수 핀치는 플옵에 진출하기 위해 의용군을 모집하는 공고를 붙였다. 한 청년이 그것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키는 6피트 4인치, 팔이 길어 무릎 아래까지 닿았으며 얼굴은 작고 입술은 연지를 바른 것 같아 여성 팔로워가 많았다. 레이커스 황실 출신으로 성은 러셀, 이름은 디안젤로, 자는 딜로라 하였다.

그는 전체 2픽으로 뽑혔지만 일찍 트레이드를 당했기에 천하를 떠돌았다. 러셀은 삼점을 쏘거나 픽앤롤을 짜서 스탯을 근근히 올리며 미네소타 누상촌에 살고 있었다. 그의 집 동남쪽에 커다란 뽕나무가 한 그루 자라고 있었는데, 멀리서 보면 마치 덮개처럼 보였다. 스카우터가 그것을 보고,
"이 집에서 제2의 커리가 나타날 것이다."라고 예언했지만 그때까지는 별 볼일이 없었고 그 스카우터는 짤렸다. 평소 수비와 허슬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나 클러치에는 장점을 보이던 터였다.

러셀의 나이, 25세. 그는 포고문을 보자 난세에 격분한 나머지 절로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뒤에서,

"사내 대장부가 플옵을 위해 달리려 하지 않고 한숨만 쉬다니 이 무슨 한심한 일이란 말이오!"

하고 우뢰 같은 목소리로 호통을 치는 이가 있었다.

뒤돌아보니 키가 6피트 5인치에다 머리는 표범 같고 눈은 둥글며 목이 두껍고 온몸이 근육 투성이인데다 사나운 호랑이처럼 위세가 등등하였다. 러셀이 이름을 물었다.

"나는 성은 에드워즈이고 이름은 앤써니, 자는 앤트맨이라 부르오. 조상 대대로 애틀랜타에 살고 전답도 꽤 있소만 지금은 이곳 미네소타에서 술과 고기를 먹으며 천하의 호걸들과 사귀고 있소."

그러자 러셀도 자기 이름을 대고 말했다.

"나는 플옵에 진출해 팬들을 평온하게 하고 싶지만 하체가 부실해 한탄하고 있는 것이오."

"내가 이래봬도 1픽으로 뽑혀 재산이 좀 있는데 그걸로 의용군을 모아 거사하면 어떻겠소?"

이 말을 듣자 러셀은 크게 기뻐하였다. 두 사람이 마음이 맞아 술을 마시고 있을 때 몸집이 장대한 사나이가 하나 들어와,

"술 한 잔 얼른 주시오. 곧 거리에 나가 의용대에 들어가야 하니."

라고 주인에게 말했다. 키가 7피트에 수염이 길었고 얼굴은 익은 대추처럼 검붉고 입술은 붉었으며 알바트로스의 눈과 누에 같은 눈썹에 위엄이 넘쳤다. 러셀이 그를 불러 이름을 물었다.

"성은 타운스, 이름은 칼, 자는 KAT이오. 과거 호족 버틀러가 빡세게 굴어 크게 싸우고 쫓아버린 후 몇 시즌을 바닥에서 놀았소. 이 곳에서 플옵에 도전하는 의용군을 모은다기에 달려왔소."

거리의 펍에서 마음이 맞은 세 사람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윽고 에드워즈가 말하였다.

"내 연식은 어리나 NBA 선수의 신분이라 넉넉한 주택담보대출로 넓은 뒤뜰이 있는 집이 있소. 지금 눈꽃이 만발했으니 내일 그곳에서 우리 셋이 형제의 언약을 맺는 것이 어떻겠소?"

이에 러셀과 타운스는 모두 찬성했다.

이튿날 에드워즈의 후원에서 검은 칠면조와 흰 버팔로를 제물로 준비하고 향을 피운 다음, 세 사람은 굳게 맹세했다.

"여기 러셀, 타운스, 에드워즈 세 사람은 성은 다르지만 의형제의 의를 맺고 마음이 하나 되어 힘을 합쳐 난세에 허덕이는 팬들을 평안케 하려고 하나이다. 비록 한날 한시에 데뷔하지는 못했지만 원컨대 한날 한시에 은퇴하고자 합니다. 천지신명이시여, 이 맹세를 들어주소서."

나이를 따져보니 타운스가 95년생, 러셀이 96년생, 에드워즈가 01년생으로 타운스가 가장 나이가 많았다. 하지만 타운스가,

"레이커스 황실의 종친이신 러셀 공을 제치고 어찌 이 사람이 맏형이 되겠습니까. 더구나 나는 빅맨이라 핸들링에 능하지 못하니 마땅히 러셀 공께서 맏형을 맡아주셔야 합니다."

이리하여 러셀을 맏형, 타운스를 작은형, 에드워즈를 막내로 정했다.


52
Comments
2022-01-25 06:29:03

미네팬은 아니지만  가슴이 웅장해 지네요

WR
2022-01-25 07:15:30

늑동설 유니버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022-01-25 06:31:02

추천할 수밖에 없는 글이 이런 새벽에  재밌게 잘 봤습니다

WR
2022-01-25 07:16:00

감사합니다. 자다 깨자마자 시상이 떠올라 뻘글을 일필휘지로 갈겨 보았습니다.

2022-01-25 07:03:47

검은 칠면조, 흰 버팔로

WR
2022-01-25 07:16:19

패러디는 현지화가 중요하죠

Updated at 2022-01-25 10:01:38

대박이십니다 . 간만에 글보고 웃네요. 용모로 봐도 디로 유비 앤트맨 장비 KAT 관우 컴패리즌이 은근히 맞는 느낌도 듭니다.

WR
2022-01-25 07:19:46

사실 생긴 것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특성을 봐도

셋 중에 가장 작고 무력이 약하고(?) 언뜻보면 물에 물탄것 같은 플레이어지만 이상하게 한방이 있고 백성(?) 들에게 인기가 높은 러셀.

셋 중 수염이 가장 길고 자존심 센 타운스.

가장 어리지만 가장 두껍고 무식한(?) 이미지에 강력한 무력을 자랑하는 에드워즈...

대충 유관장에 끼워맞추기 좋을 것 같더군요.

2022-01-25 07:29:32

미친 퀄리티...

WR
2022-01-25 07:58:54

미칠듯한 저퀄글에...감사합니다.

2022-01-25 07:48:37

추천을 누를수밖에 없는 글이네요

WR
2022-01-25 07:59:26

감사합니다. 출근할 힘이 나네요.

2022-01-25 07:49:23

제갈량을 얻어 촉으로 입성하기전까지 그들의 고행은 이제 막 시작이 되는데....

WR
2022-01-25 08:12:21

본문에선 태수역을 맡은 핀치가 제갈량이었길 바라고 있습니다.

2022-01-25 07:52:13

이런거 너무 재밌어요!!

WR
2022-01-25 08:12:57

감사합니다. 피식이라도 하셨다면 보람찬 아침이네요.

Updated at 2022-01-25 08:24:21

우와아 늑춤님 드디어 약 한사바리 드시고 고퀄리티의 뻘글을 남겨주셨네요
아침부터 너무너무 재밌게 잘봐서 기분이 좋아요
반도는 궂은일 전문 간옹인가요? 주창인거같기도 하구요

그나저나 에드워즈 은퇴앞당겨져서 오열중이겠어요

WR
2022-01-25 08:27:38

한 5~6년 손해본거긴 하네요

반도는 항상 목숨 걸고 먼거리 뛰어댕기며 사자노릇하던 손건 포지션이 어떨까 합니다.

2022-01-25 08:28:16

아니 대체 아침까지 술을 얼마나 드신건가요 이런 광기에 젖은 글을....

WR
2022-01-25 08:29:54

술은 아침이슬이 제맛이죠!!

2022-01-25 08:32:43

작가 분 성함이 느(바)관중인가요

WR
2022-01-25 08:34:35

사실 늑관중입니다.

2022-01-25 08:39:39


무슨글이지? 무슨글이 새벽부터 추천이 이렇게 터지나?했는데....와우..
역시 엄청난 글솜씨이십니다!
WR
2022-01-25 08:42:32

감사합니다. 미네 모지리 트리오가 생긴거라든가 유관장 형제를 연상케하는 부분이 있어 휘갈겨 봤는데 의외로 좋아들 해주셔서 너무
뿌듯하네요.

2022-01-25 08:39:49

레이커스 황실 종친

WR
2022-01-25 08:41:19

디황숙으로 밀어볼까 합니다.

WR
Updated at 2022-01-25 08:44:24

디현덕 캣운장 앤익덕도 그럭저럭 괜찮군요.

2022-01-25 08:46:24

센스 추천합니다. 늑춤님

WR
2022-01-25 08:49:44

감사합니다. 모지리 트리오로 유관장은 갖춰졌고 이제 어린 갑툭튀 무장(조운-99년생 노웰?)과 경험 풍부한 궁사(황충-외곽 좋은 베테랑?)만 오면 촉한 라인업이 갖춰지겠네요. 제갈량 역할은 핀치가 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2-01-25 10:00:08

황충에 에릭 고든 좋아보이네요. 근데 줄 선수가...

WR
2022-01-25 10:07:54

오 고든 딱이네요. 아마 휴스턴이 바라는 것은 픽이겠죠!

2022-01-25 09:01:31

미네소타출신으로 조정의 요직에서 벼슬을하고있는 위긴스와 라빈이 이걸 보게되고..

WR
2022-01-25 09:02:41

그 둘을 플옵과 파이널에서 만나게 되면 더 바랄게 없겠군요...

Updated at 2022-01-25 09:07:21

제갈핀치가 나올 다음편 기대합니다.

WR
2022-01-25 09:36:02

제갈핀치로 가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승률을 올려주길 바랍니다.

2022-01-25 09:28:16

그는 짤렸다

WR
2022-01-25 09:36:47

드래프트의 세계엔 자비가 없죠.

2022-01-25 09:30:02

추천드리려고 로그인했습니다

WR
2022-01-25 09:37:09

감사드리기 위해 재로그인했습니다.

2022-01-25 10:21:43

촉네소타의 간손미 포지션엔 누구를 생각하고 계신지 감히 여쭤보려 하옵니다

WR
2022-01-25 10:36:16

일단 손건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시무시한 이동거리, 목숨 건 궂은 일 수행...밴더빌트.

간옹은 뭔가 칠렐레팔렐레 해보이는데 묘하게 미움 안받고 꾸준히 중용받는...맥다니엘스?

미축은 궁술에 능했고 어마어마한 갑부였다고 하니...빅쓰리 제외하면 그나마 연봉이 높은 비즐리...

사실 손건 외에는 싱크로가 별로인 것 같습니다.

2022-01-25 10:39:42

내내 미소가 끊이지 않는 글입니다 정말 재밌어요

WR
2022-01-25 11:00:49

감사합니다. 얘들이 더 잘해야 신나서 이런 글도 더 쓸텐데 말이죠...

2022-01-25 10:42:52

복숭아 나무 아래에에서 형제가 되기로 맹세를 했네

WR
2022-01-25 11:02:15

나중엔 사진도 합성해볼까 생각중입니다.

2022-01-25 11:00:15

호족 버틑러가 빡세게 굴어 

WR
2022-01-25 11:01:28

그 호족은 사우스비치로 가서 거병, 현재는 미네소타를 능가하는 세력을 구축했죠.

Updated at 2022-01-25 14:32:59

러셀은 2픽이라 그렇다쳐도(???) 타운스 지도 1픽으로 뽑혀서 재산 많을텐데(!!!)

막내가 1픽이라고 돈쓰는거 보고도 가만히 있는 인성이란 

2022-01-25 19:01:27

칼운장

2022-01-25 20:52:44

가넷은 초한지인가요

2022-01-26 16:03:23

 러셀 KAT 앤트맨~ 천하의 무적일세~~

2023-11-04 12:39:50

 재밌어용!!!

글 많이많이 적어주세용!!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